손흥민(31·토트넘)이 올여름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할 가능성은 사라졌다. 현지에서 제기되던 이적설에 스스로 종지부를 찍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기)성용이 형이 예전에 말한 내용이 생각난다. 내가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나는 아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사우디 이적설에 직접 선을 그었다.
앞서 이날 오전 ESPN은 알이티하드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5100만 파운드(약 836억원)의 이적료를 제안했고, 손흥민에게도 49만 3000파운드(약 8억 1000만원)에 달하는 주급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를 필두로 카림 벤제마(알이티하드)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잇따라 사우디로 향하는 가운데 손흥민도 사우디 이적설이 제기된 것이다. 앞서 이달 초에도 영국 스카이스포츠 등이 손흥민을 향한 사우디 구단들의 러브콜을 보도한 바 있는데, 또다시 현지에서 손흥민의 사우디 이적 가능성이 떠오른 것이다.
그러나 연이은 사우디 이적설에 손흥민이 직접 선을 그었다. 토트넘에서 받는 주급의 2.5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오직 돈을 위해 EPL을 떠나 사우디 리그로 이적할 가능성은 없다고 스스로 못을 박은 것이다.
손흥민의 이같은 발언은 곧바로 현지에도 전해졌다.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손흥민이 사우디 이적 계획이 없다고 직접 확인했다”며 ‘지금 돈은 중요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리그에서 축구를 한다는 자부심이 더 중요하다. 토트넘에서 더 뛰고 싶다’는 손흥민의 인터뷰를 인용해 실었다.
손흥민이 돈만을 좇아 사우디 이적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현지에서도 이미 나왔다. 영국 더부트룸은 손흥민의 ESPN발 사우디 이적설 기사를 전하면서 “손흥민의 동기가 돈에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동안 그의 이적설을 돌아보면 손흥민은 그런 유형의 선수가 아니”라고 전했다. 그리고 실제 손흥민의 선택은 사우디 이적 거부였다.
비단 손흥민뿐만 아니라 소속팀 토트넘도 이적을 수락할 계획은 없다는 게 현지 설명이었다. 알이티하드 등 사우디 구단들이 손흥민을 영입하려면 연봉 등 개인 합의 이전에 토트넘 구단과 이적료 협상이 필요한데, 토트넘이 손흥민의 이적을 수락할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더부트룸 역시 “토트넘 팬들에게 좋은 소식은 구단은 손흥민에 대한 어떠한 제안도 고려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설령 토트넘 구단이 이적을 수락하더라도 최종 결정권을 가진 손흥민이 스스로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그를 둘러싼 사우디 이적설도 없던 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