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7·나폴리)를 둘러싼 이적사가가 결국 막을 내리는 모양새다. 뒤늦게 영입전에 합류한 맨체스터 시티는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바이에른 뮌헨 합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독일 스카이스포츠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22일(한국시간) “김민재와 바이에른 뮌헨 간 협상은 진행 중이고, 매우 긍정적”이라며 “바이에른 뮌헨은 빠르게 합의를 원하고, 김민재 역시도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원한다”고 전했다.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바이에른 뮌헨 전담 기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 맨시티의 영입전 참전이 변수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현지 분석이다. 바이에른 뮌헨이 제안한 연봉 등 조건이 워낙 파격적인 수준인 데다, 김민재 역시도 바이에른 뮌헨 합류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상이 새로운 국면에 맞이할 가능성보다는 그대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계약 기간 등 개인 합의 내용도 공개됐다.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김민재와 바이에른 뮌헨과 2028년까지 5년 계약을 맺고, 이적료는 바이아웃(이적 허용 금액)인 약 5000만 유로(약 709억원)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으로부터 매년 총액 1000만~1200만 유로(약 142억~171억원)의 연봉을 보장받는다”며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기 직전”이라고 덧붙였다.
오랜 김민재 이적사가도 이제 종결되는 분위기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 입단하며 처음 유럽 빅리그에 진출했다. 빅리그 입성 첫 시즌부터 무서운 활약을 펼쳤다. 나폴리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며 팀을 33년 만에 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 영예도 안았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를 누빈 모든 수비수들 가운데 김민재가 첫 손에 꼽힌 것이다. 이탈리아 올해의 팀 선정 역시 당연한 수순이었다.
특히 김민재와 나폴리 간 계약에 겨우 5000만 유로의 바이아웃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그야말로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 세리에A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센터백이라는 점, 최전성기를 앞둔 나이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헐값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중앙 수비 보강이 필요한 빅클럽이라면 어디든 김민재 영입설이 돌았다.
가장 적극적이면서 영입이 유력했던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맨유가 김민재 영입전에 선두주자에 올라 있고, 이르면 7월 1일에 이적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의 규모 등을 감안하면 김민재의 맨유 이적설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화제가 됐다.
그러나 맨유의 구단 인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인수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풀지 못하면서 당장 김민재 영입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바이아웃 조항이 7월 1일부터 보름간 유효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커다란 변수가 됐다.
바이에른 뮌헨이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아웃 지불은 애초에 큰 문제가 아니었다. 대신 계약 기간이나 연봉 등을 통해 김민재의 마음을 잡았다. 맨시티도 김민재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지만, 김민재와 바이에른 뮌헨 간 교감이 이뤄진 뒤였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김민재와 결별, 그리고 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나폴리피우는 같은 날 “김민재의 활약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칼리두 쿨리발리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채울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나폴리 프로젝트의 중심이 되면서 최고의 클럽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며 “그는 바이에른 뮌헨의 바이아웃 지불과 함께 7월 초 나폴리와 작별 인사를 할 것이 확실하다. 아디오(안녕), 김민재”라고 전했다.
큰 변수 없이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면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후 1군에서 활약한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된다. 이현주(20)는 바이에른 뮌헨 2군 소속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 11연패를 달성할 정도로 독일 최강팀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매 시즌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팀이다. 김민재 입장에선 커리어에 ‘우승 타이틀’을 새길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