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종합격투기 UFC 웰터급 랭킹 11위인 닐 매그니(36·미국)는 2013년부터 10년째 UFC에서 활약 중인 베테랑이다. UFC에서 무려 20승 9패를 기록 중이다. 20승은 UFC 웰터급 역대 최다승 기록이고, 29경기는 UFC 웰터급 역사상 최다 출전 2위에 해당한다.
매그니는 한국 선수와도 제법 인연이 있다. 2015년 5월 임현규와 대결해 2라운드 TKO 승리를 거뒀다. 당시 매그니는 1라운드 초반 임현규의 플라잉 니킥을 얻어맞고 다운을 당했다. 하지만 이후 임현규가 지친 틈을 놓치지 않고 반격에 나섰고, 결국 2라운드 파운딩 연타에 의한 레퍼리 스톱 TKO를 일궈냈다.
이미 8년이 지났지만 매그니는 임현규와 경기를 뚜렷하게 기억했다. 매그니는 필자와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임현규와 경기를 언급하자 활짝 웃었다. 그는 “물론 잘 기억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열린 경기였는데 정말 힘들고 대단한 경기였다”면서 “임현규는 쉽지 않은 상대였고, 난 거의 패배 직전까지 갔다. 다운을 당했지만, 역전승을 거둬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떠올렸다.
임현규를 이기고 이듬해는 ‘스턴건’ 김동현과 대결을 할 뻔했다. 둘은 2016년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202에서 맞붙을 예정이었다. 김동현은 4연승을 달리다 타이론 우들리(미국)에게 패한 뒤 다시 2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매그니도 임현규를 이긴 뒤 대미안 마이아(브라질)에게 패했지만, 이후 3연승을 기록할 만큼 상승세였다. 당시 매그니는 7위, 김동현은 9위였다. 둘이 붙어서 이기는 선수는 상위 랭킹 진입을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경기는 성사되지 못했다. 김동현이 미국에서 훈련하던 도중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한 것. 김동현과의 대결 무산은 매그니에게도 좋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매그니는 대체 선수로 나선 로렌츠 라킨(미국)과 싸워 1라운드에 팔꿈치 공격을 당해 KO패를 당했다.
매그니에게 당시 싸울 뻔했던 김동현에 대해 물었다. 당시 김동현의 경기를 수없이 돌려보고 분석했다는 매그니는 “2016년 당시 김동현은 정말 대단한 파이터였다”며 “그라운드를 잘하는데다 펀치 파워도 상당했다. 모든 걸 갖춘 선수였다”고 인정했다. 더불어 “경기를 열심히 대비했는데 경기가 성사되지 못해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만약 그때 김동현과 싸웠다면 누가 이겼을까’라고 다시 물었다. 매그니는 껄껄 웃더니 ‘ME(나)!’라고 외쳤다. 그는 “김동현을 존경하지만 그때 나도 열심히 훈련했기 때문에 이길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동현이 격투기 선수로서 은퇴 후 연예인으로 활동한다고 하자 매그니는 ‘정말? 와우! 대단한데’라며 놀라워하기도 했다.
김동현과 달리 매그니는 여전히 현역 파이터다. 심지어 1년에 3~4경기씩 꾸준히 치른다. 2014년과 2015년에는 한 해 동안 5경기를 소화한 적도 있다. ‘UFC의 공무원’이라고 불러도 틀리지 않는다.
매그니는 자주 경기를 치르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난 매일 훈련하고 준비한다. 체육관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면 경기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다”며 “다행히 지금까지 큰 부상도 없었다. 경기를 자주 하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그니는 오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잭슨빌에서 열리는 ‘UFC on ABC: 에멧 vs 토푸리아’ 대회에서 필립 로우(미국)와 UFC 서른 번째 경기를 치른다. 로우는 UFC 랭킹에 올라가 있진 않지만, 최근 3연속 TKO승을 거둔 무서운 신예다.
매그니는 최전성기에서 내리막길을 걸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매그니는 “가족은 10년 동안 내가 UFC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가족을 위해서라도 절대 물러설 수 없다”며 “상대가 대단한 재능을 가진 선수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내게로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