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농구대표팀은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올림픽 파크 스포츠 센터에서 열리는 202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A조 1차전에서 뉴질랜드와 격돌한다. 내년 파리 올림픽 예선 출전권이 걸린 4강을 향한 첫걸음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담금질을 이어온 대표팀은 뉴질랜드와 레바논, 중국과 한 조에 속했다. 각 조 1위가 4강에 직행하고, 조 2위와 3위는 각각 B조(호주·일본·대만·필리핀) 3위, 2위와 격돌해 4강 토너먼트 진출 여부를 가린다. 최근 3개 대회 연속 4위에 오른 한국은 이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 김단비(우리은행)를 비롯해 강이슬(KB) 이소희(BNK) 등 내로라하는 WKBL 스타들이 대거 정선민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여기에 ‘국보센터’ 박지수도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대회에 나선다. 그가 국제대회에 나서는 건 1년여 만이다.
박지수는 지난해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대표팀에서 중도하차했다. 이후 치료에 전념하는 동안 소속팀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가까스로 돌아온 박지수는 손가락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천신만고 끝에 코트로 복귀했고, 컨디션이 100%는 아니지만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데도 박지수는 최근 라트비아와 두 차례 평가전에선 존재감을 보여줬다. 첫 경기에선 15점·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두 번째 평가전에서도 전반만 뛰고도 11점·5리바운드를 쌓았다. 선수의 의지가 강한 만큼 경기 감각도 빠르게 되찾고 있다는 평가다.
명실상부한 에이스의 복귀는 정선민호에 반가운 소식이다. 주장인 김단비도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박지수를 단번에 꼽았다. 그는 “오랜만에 다시 대표팀에 합류한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할 것이다. 아시아 선수들과 하는 경기인만큼 돋보이는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지수에 대한 기대는 대표팀 내부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FIBA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 파워랭킹 2위로 박지수를 꼽았다. FIBA는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진출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박지수는 언제나 그랬듯 다재다능한 활약을 펼칠 것이다. 박지수가 있는 한 한국의 메달 기대감 역시 크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경기는 정선민호의 목표인 4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경기다. 최약체 레바논전 승리를 전제로 뉴질랜드를 잡아야 최소 조 2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호주, 일본 등 A조 강팀과 4강 진출을 놓고 다투는 시나리오를 최대한 피할 수 있다. 정선민 감독은 "단 1점 차라도 이겨야 한다. 선수들도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