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4-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1승(1패)째를 수확한 페디는 아담 플럿코(LG 트윈스·10승 무패)를 밀어내고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전 1.74이던 평균자책점은 1.61까지 낮췄다.
관심이 쏠린 등판이었다. 시즌 초반 순항하던 페디는 지난 1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오른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부분)에 불편함을 느껴 선발 로테이션을 걸렀다. 11일 만인 지난 25일 1군에 복귀,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투구 수 14개를 기록한 뒤 경기가 중단돼 이틀 휴식 후 두산전 마운드에 올랐다. NC로선 지긋지긋한 5연패 사슬을 끊어낼 절호의 기회였다.
페디는 기대대로 던졌다. 경기 시작부터 13타자 연속 범타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5회 말 1사 후 양석환의 좌전 안타로 퍼펙트 행진이 깨졌지만, 강승호를 2루 땅볼, 로하스를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1회 초 2사 만루, 3회 초 1사 1·2루에서 모두 득점하지 못한 NC는 4회 초 1사 만루에서 터진 손아섭의 2타점 적시타로 2-0 리드를 안겼다. 득점 지원이 많은 건 아니지만 페디의 구위를 고려하면 충분했다.
페디는 6회 말 최대 위기도 넘겼다. 1사 후 김대한의 볼넷으로 내보낸 뒤 정수빈의 투수 땅볼을 2루에 악송구했다. 송구가 빗나가면서 투수 실책으로 기록, 1사 1·2루 위기에 놓였다. 흔들림이 없었다. 허경민을 3구째 헛스윙 삼진, 이어 김재환마저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두 타자 모두 결정구는 낙차 큰 커브였다. 강인권 감독은 7회 불펜을 가동, 김시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페디의 투구 수가 79개(스트라이크 51개)로 많은 건 아니었지만 부상에서 복귀했다는 점을 고려해 한 박자 빠르게 계투진이 움직였다.
이날 페디는 투심 패스트볼(22개)과 컷 패스트볼(19개) 체인지업(10개) 커브(28개)을 다양하게 섞었다. 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부상 전과 비슷한 153㎞/h까지 찍혔다. 매이닝 투구 조합에 변화를 줬고 6회에는 과감하게 커브 비중을 끌어올려 득점권 위기에서 탈출했다. 과정과 결과 모두 흠잡을 곳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