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할로웨이(미국)와 대결을 앞둔 ‘코리안 좀비’ 정찬성(36)은 팬들의 불만, 편견과도 싸워야 한다. 그에게는 ‘최악의 매치’라는 오명을 뒤집을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
UFC 페더급 랭킹 7위인 정찬성은 오는 8월 26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대회에서 할로웨이(2위)와 메인이벤트를 장식한다. 경기는 5라운드로 진행되며 승자는 타이틀전 도전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경기는 정찬성이 고대하던 한 판이다. 정찬성은 할로웨이와 대결이 확정된 후 “할로웨이는 존경하는 선수이며 좋아하는 선수다. 케이지 안에서 (싸우는 게) 설렌다”며 기대를 표했다. 정찬성은 2021년 6월부터 공개적으로 할로웨이와 대결을 바라왔다. 경기 결과를 떠나 화려한 커리어를 쓴 할로웨이와 주먹을 섞어보고 싶다는 취지였다.
정찬성에게는 ‘꿈의 매치’지만, 팬들의 반응은 딴판이다.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키다는 최근 “UFC의 ‘형편없는 매치 메이킹’이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팬 반응을 전했다.
한 팬은 SNS(소셜미디어)에 “이 매치업이 싫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는 “기다릴 수 없는 경기”라고 했다. 한 팬은 지난 25일 조쉬 에멧을 꺾은 14승 무패 신성 일리아 토푸리아(조지아)를 언급하며 “UFC는 이 경기(할로웨이vs정찬성)를 취소하고 할로웨이와 토푸리아의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스 매치’라는 부정적 반응이 주를 이뤘다. 대부분의 팬이 할로웨이보다 정찬성의 기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기에 나오는 목소리다. 한국 팬들 역시 응원을 보내면서도 ‘이기지 못해도 잘 싸워달라’고 당부한다.
스포츠키다는 “(악화한 여론은) 정찬성의 마지막 경기인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호주)와 지난해 4월 맞대결에 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짚었다. 정찬성은 볼카노프스키와 타이틀전에서 힘없이 졌다. 강점인 타격도 볼카노프스키 앞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그 역시 “넘을 수 없는 벽을 느꼈다”며 좌절했을 정도였다.
페더급 전 챔피언인 할로웨이는 볼카노프스키에게 세 차례나 졌다. 그러나 나머지 상위 랭커들을 거의 정리했다. 현 잠정 챔피언인 야이르 로드리게스(멕시코)도 이겼고, 지난 4월에는 신예 아놀드 앨런(영국)도 손쉽게 꺾었다. 반면 정찬성은 가장 최근 경기인 볼카노프스키전에서의 무기력한 패배 후 1년 2개월가량 실전에 나서지 않았다. 도박사들까지 할로웨이의 확실한 우위를 점치는 이유다.
할로웨이전을 앞둔 정찬성은 여느 때와 분위기가 확실히 다른 언더독이다. 팬들의 불만과 편견을 깨부숴야 하는 실정이다. “이기고 돌아오겠다”는 굳은 다짐이 이뤄진다면, 어느 때보다 짜릿한 승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