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준(21·강원FC)은 속이 타들어 간다. 꿈에 그리던 유럽 진출을 눈앞에 두고 놓칠 위기에 놓인 탓이다.
양현준은 2일 인천 유나이티드전(0-1 패)을 마친 후 믹스트존에서 “(아버지와 에이전트가 김병지 대표에게) 연락하고 있는데, 진전이 없는 것 같다. 나는 면담하자고 했는데, 못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이 양현준에게 손을 뻗었다. 셀틱이 강원에 제시한 이적료는 250만 유로(35억원)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원은 이적료는 차치하고 팀의 좋지 않은 상황 때문에 양현준을 놔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원은 현재 K리그1 12개 팀 중 11위로 강등권에 자리하고 있다. 에이스인 양현준과 올 시즌까지는 함께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양현준은 “개인적인 것 때문에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기 남든 거기 가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 내로 해결하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이적료가 부족하다면 내 연봉에서 깎아서라도 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이야기된 게 없기에 아쉽다”고 말했다.
셀틱은 양현준과 협상이 답보 상태가 되자 또 다른 윙어를 물색하고 있다. 양현준은 “다른 쪽에서 (선수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좀 착잡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그는 오로지 ‘이적’만 바라보고 있다. 양현준은 “(이적이) 간절한 건 당연하다. 아직 (강원에 남는다는) 생각 없지만, 만약 못 간다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너무 가고 싶기에 노력해야 한다. 이번 주 내로 (김병지 대표와) 만나서 해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동료들에게도 이미 조언을 구한 양현준은 “모든 선수가 가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다른 팀 형들도 그렇게 이야기한다. 솔직히 유럽에서 오퍼 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전부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강원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스타덤에 오른 그는 올 시즌 부진을 겪고 있다. 셀틱의 오퍼가 온 후에는 더욱 컨디션이 떨어졌다는 팬들의 지적도 적지 않다. 양현준은 “폼이 떨어진 건 작년보다 견제도 심하고 마음에 부담이 생겨서인 것 같다. 더 잘할 수 있지만, 아직 극복하지 못한 것 같다”며 “이런 일이 있다 보니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경기에 집중했으면 더 좋은 상황을 만들었을 텐데, 아쉽다. 반성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