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지난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 1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3볼넷을 기록하며 5차례나 출루했다. 3-5에서 5-5로 따라붙은 8회 초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로 출루하며 9-5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후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과 고의사구로 3루까지 진루한 추신수는 4번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2타점 적시타 때 결승 득점을 올렸다.
KBO리그 입성 3년 차 추신수가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385를 기록한 그는 정규시즌 개막 후 4월 20일까지 타율 0.239(49위)에 그쳤다. 그래도 출루율은 0.435(9위)로 여전히 높았다. 이후 5주(4월 21일~5월 25일) 동안 그의 타율은 1할대(0.179로), 출루율은 0.289로 뚝 떨어졌다.
결국 추신수는 2군행을 자처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52경기 연속 출루 대기록을 작성했던 그의 커리어를 떠올리면 슬럼프가 꽤 길었다. 만 40세를 넘긴 그의 몸도 예전 같지 않았다. 오른 발목 통증 탓에 스윙할 때 불편함을 느꼈고, 주루도 어려웠다. 추신수는 "냉정하게 나를 볼 때, 지금은 팀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1군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 추신수의 시즌 성적은 타율 0.202, 출루율 349, 장타율 0.290에 불과했다.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추추 트레인'은 신나게 치고 달린다.
추신수는 지난달 16일 1군 엔트리 복귀 이후 13경기에서 출루율 0.517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KBO리그 2위. 올 시즌 출루율 1위(0.448) LG 트윈스 홍창기가 같은 기간 출루율 0.558로 가장 높다. 추신수는 13경기에서 최소 한 차례 이상 출루에 성공했다. 또한 이 기간 선취 득점과 승리 확률을 높이는 1회 선두 타자 출루가 8차례나 됐다. 2할대였던 시즌 출루율은 어느새 0.395로 올라갔다. 2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타석당 볼넷이 0.16개로 가장 많다.
복귀 후 타율 0.364(44타수 16안타), 장타율 0.613을 기록 중인 추신수는 "몸 상태가 좋아져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발목 상태가 호전돼 스윙하는 데 무리가 없다. 타석에서 자신감 있게 임하고 있다"며 "좋은 결과가 나오고,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가족의 응원이 든든했다. 아내 하원미 씨뿐만 아니라 두 아들과, 막내딸까지 입국해 현장에서 관전하다가 6월 말 미국으로 돌아갔다. 추신수는 "야구할 날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가족들이 야구장을 자주 찾아온다. (2021년) 한국에 와서 아내와 자녀 3명이 다 같이 야구를 관람한 것은 처음이다. 덕분에 큰 힘을 얻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