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사상 유일무이한 30승 투수 장명부의 유족이 고인의 성명권 금액을 전달받았다.
한국 프로야구 OB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3일 오사카에서 고 장명부의 유족을 만나 위로하며 그동안 혜택을 보지 못한 게임사 성명권 금액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지난 1968년부터 1982년까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뛰며 통산 339경기에 등판해 91승 84패 평균자책점 3.68 등을 남겼다. 특히 1979년과 1980년에는 히로시마 카프의 주축 투수로 활약, 팀이 일본시리즈를 2연패하는데 공헌했다.
KBO리그로 적을 옮긴 후에도 뛰어났다. 1983년 삼미 슈퍼스타즈 유니폼을 입은 그는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인 30승을 올리는 등 1986년까지 4시즌을 뛰며 통산 55승(79패)과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단일 시즌 30승은 KBO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아직도 남아있다. 은퇴 후 삼성과 롯데 등에서 지도자로 투수 육성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지만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KBO리그에서는 영구제명됐다.
KBO리그를 떠난 후 일본으로 돌아간 장명부는 2005년 만 54세라는 젊은 나이에 쓸쓸하게 유명을 달리했다. 이후 야구계와 야구팬들의 관심에서 잠시 멀어졌다.
그랬던 장명부의 성명권 수익이 유족의 문의와 일구회의 검토 끝에 전해지게 됐다. 일구회는 "지난해 고인의 유족이 일구회 가입을 문의했고, 일구회 이사회는 여러 관련 서류를 검토한 끝에 대승적으로 가입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김광수 일구회 회장은 "공도 있지만 과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가 한국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공과 모두 KBO리그 역사의 일부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족을 대표해 고인의 부인 후쿠시 지에코 씨는 "남편을 잊지 않고 찾아준 한국 야구계와 일구회에 감사"를 표하며 "과거 한국에서 생활할 때 따뜻하게 대해준 여러 관계자 분에게 '고마웠습니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구회는 "고 장명부 유족과의 만남처럼 앞으로도 과거의 역사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한국야구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