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지난 4일 정성곤을 콜업했다. 지난해 6월 3월 2군으로 내려간 뒤 그동안 2군에서만 뛰었다. 13개월 만에 1군 무대에 합류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정성곤을 직접 보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유가 있다. 시속 130㎞/h 대 중반에 그쳤던 그의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이 150㎞/h 대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KT 위즈와 SSG 사이 트레이드로 SSG 유니폼을 입은 정성곤은 느린 구속 탓에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주로 2군에 머물렀다. KT 소속이었던 2019시즌, 직구 평균 구속 141㎞/h를 기록했던 투수였지만, 군 복무(상무 야구단)를 마친 뒤 갑자기 구속이 떨어졌다. 투구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뒤 멘털적으로도 흔들렸다.
정성곤은 재기를 위해 모험에 나섰다. 4월 중순부터 바이오메카닉스(Biomchanics)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첨단 측정 장비로 투구 동작을 세분화해 생체역학적 데이터를 측정하고 가장 효율적인 움직임을 찾으려는 시도였다. 팔꿈치 각도·릴리스 포인트·투구 발판을 밟은 위치와 각도까지 조정할 수 있었다.
그동안 정성곤은 다른 선수들의 투구 동작을 보고 따라 하며 구속을 되찾으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지난 4월 등판한 퓨처스리그 3경기에서 한계를 확인했고, 결국 바이오메카닉스 프로그램을 제대로 소화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팔을 어깨 뒤에서 앞으로 뻗는 동작에서 힘을 제대로 싣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고, 조금씩 팔스윙에 변화를 줬다. 결과는 대성공. 정성곤은 최근 등판한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직구 최고 구속 153㎞/h(트랙맨 기준)까지 찍었다. 지난 4월 20일, 프로그램 소화에 앞서 측정한 그의 직구 최고 구속은 135㎞/h였다. 드라마틱한 변화다. SSG 관계자는 “평균 구속도 147㎞/h가 나왔다. 직구 힘만으로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라고 전했다. 김원형 감독도 “투수는 구속이 상승하면 자신감도 커진다”라며 반겼다.
정성곤은 KT가 1군에 처음 진입한 2015시즌부터 팀 마운드 주축으로 뛰었다. 2019시즌에는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김재윤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그해 8세이브·11홀드를 기록했다. 경험이 많은 투수인 만큼 SSG 불펜진에 큰 힘을 보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