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출근이라는 건 오전 9시부터 일을 시작하라는 거지, 9시에 PC를 켜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뻔하디뻔한 오피스물인가 싶겠지만, 이건 남자들의 로맨스 영화다. 상사와 신입, 워커홀릭과 초짜, 연애 고수와 모태솔로의 만남이 신선함을 선사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사내 연애를 그려낸 BL(Boy’s Love) 영화 ‘신입사원: 더 무비’가 오는 8월 관객들을 찾아온다.
‘신입사원’은 2016년 공개된 웹소설이 원작이다.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 제작됐으며 지난해 왓챠에서 드라마로 선보이기도 했다. 드라마 ‘신입사원’은 방영 첫 주 왓챠 톱10에서 2위에 오른 후 방영 2주 차부터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에서 3주간 톱5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 반응도 뜨거웠다.
영화로 제작된 ‘신입사원: 더 무비’는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김종찬(권혁)과 우승현(문지용)의 순간들을 제대로 담아낸다.
27살, 늦다면 늦은 나이에 광고기획사 취업에 성공한 승현은 첫 출근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예상보다 까칠한 이 남자. 기획1팀 파트장 김종찬은 광고기획사의 매출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워커홀릭이다.
입사 첫날 잘생긴 상사 종찬에게 푹 빠져버린 승현은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현실은 그리 쉽지 않다. 경력직원이 필요했던 종찬은 인턴 승현이 못마땅하기만 하고. ‘신입사원: 더 무비’는 다르기만 한 두 사람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일밖에 모르던 종찬이 승현을 만나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그 과정을 담아낸다.
‘신입사원: 더 무비’는 원작을 옮겨놓은 듯한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권혁이 연기한 김종찬은 회사에서는 까칠한 상사로 있다가도, 승현과 둘만 있을 때는 말랑말랑해지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권혁은 이런 종찬 캐릭터의 두 가지 면모를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권혁은 시나리오를 받은 순간 단숨에 읽었을 만큼 작품에 깊게 몰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승현 역의 문지용은 해맑고 씩씩한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잘 살려낸다. 첫 출근길, 첫 회의, 첫 연애 등에서 오는 미묘한 감정을 표정과 몸짓 등으로 잘 표현해낸다. 특히 처음 해보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려는 승현의 모습은 저절로 응원을 보내게 된다.
이 작품은 광고기획사에서 근무하는 인물들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다. 늦은 나이에 첫 직장을 얻은 승현부터 고졸 인턴 강해(남규희), 승현의 대학 동기이자 능력자 지연(백지혜), 일밖에 모르는 워커홀릭 종찬까지 각기 다른 인물을 통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신입사원: 더 무비’는 BL 영화지만 청년들의 현실을 그려낸 작품이기도 하다. 단순히 BL이라는 장르에 거부감을 느끼기보단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청년들의 모습에도 주목해서 보길 바란다. 일밖에 모르는 종찬과 짝사랑만 하던 승현이 진짜 사랑을 알게 되는 과정은 왠지 모를 뿌듯함도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