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에서 김혜수, 염정아만 기대했다고. 그렇다면 당신은 조인성, 박정민의 활약에 놀라게 될 것이다.
올여름 극장가 기대작인 ‘밀수’의 개봉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펼쳐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극장가를 시원하게 강타할 전망이다.
물론 가장 눈에 띄는 건 김혜수와 염정아다. 두 사람은 ‘밀수’에서 각각 성공을 꿈꾸며 밀수판에 뛰어든 조춘자와 해녀들의 든든한 리더 엄진숙 역을 맡아 여름철에 걸맞은 해양 액션을 보여준다. 특히 김혜수는 조춘자에 대해 “지금까지 맡아온 배역들 가운데 가장 상스러운 인물”이라고 귀띔해 일찌감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밀수’에 여성 캐릭터들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인성과 박정민의 연기 변신도 히든카드다. 조인성과 박정민이 ‘밀수’에서 맡은 캐릭터는 둘의 필모그래피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물론 극에서도 특히 중후반부 재미를 견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인성이 맡은 인물은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 권 상사는 월남에서 돌아와 악독한 기질로 전국구 밀수 1인자가 된 인물이다. 그는 극에서 조춘자와 함께 새로운 길을 뚫기 위해 해녀들이 있는 곳에 가게 되는데, 결국 이것이 영화의 본격적 시작점이다. 즉 권 상사가 ‘밀수’ 판을 벌이는 데 핵심 키로 기능하는 것이다.
전국구 밀수왕 답게 권 상사는 서늘한 카리스마를 탑재한 인물. 선하고 강렬했던 조인성이 어떻게 간담이 서늘한 밀수왕을 만들어냈을지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김혜수, 박정민 등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주목해 달라”고 한 조인성의 액션 역시 기대를 모은다. 조인성은 권 상사 연기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야생성을 넘어서 매너 있고 품격 있는 액션을 보여드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정민은 ‘밀수’에서 가장 극적인 캐릭터 변화를 이룬다. 그가 맡은 장도리는 밀수판을 접하고 욕망에 불타게 되는 청년. 순수했던 장도리가 욕망에 눈을 뜨며 변화하는 과정이 박정민의 표정과 말투에서 섬세하게 그려질 전망이다.
초반 카리스마 있는 춘자와 진숙(염정아) 사이에서 큰 소리 한 번 내지 못했던 순박한 막내가 인생을 바꿔보겠다는 야망을 갖고 밀수판의 주도권을 잡고자 하며 그야말로 극에선 파란이 인다. 같은 영화 스틸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박정민의 ‘밀수’ 속 이미지는 극과극 그 자체. 연기력으로 둘째 가라면 서럽다는 한예종 09학번 동기들 가운데서도 최근 충무로에서 가장 눈에 띄게 활약하고 있는 박정민표 장도리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