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 ‘풀꽃’의 한 구절을 스타에 대입하려 합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름도 얼굴도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자꾸만 눈길이 가는 인물들. 혹은 나만 알고 싶었던 숨은 스타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무표정일 땐 냉미녀 같으면서도, 활짝 웃을 때 10대 소녀 같다. 윤가이는 반전 있는 미소를 가졌다.
윤가이는 ‘마당이 있는 집’(이하 ‘마당집’) ‘악귀’ ‘닥터 차정숙’ 등 묵직한 작품에 등장하며 꾸준히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특히 ‘마당집’에서 가출 청소년 이수민 역을 맡아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극 중 윤가이는 김성오에게 “너 그냥 태어나지 말지 그랬냐”라는 폭언을 듣고 복수를 위해 아들 승재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임신 테스트기를 갖고 와 승재에게 보여주며 “승재야, 네가 나한테 엄마라고 불러야 할 수도 있다”라고 자극했다가 결국 살해당한다. 마당에서 나는 의문의 악취로 극 전개가 진행되는 ‘마당집’에서 윤가이는 악취의 정체이자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인물이었다.
윤가이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전화 인터뷰에서 ‘마당집’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오디션 당시 수수한 얼굴로 간 게 ‘신의 한 수’라고 표현하면서 “수민이는 과거배경 설명 없이 바로 극에 투입된다. 그렇다 보니 얼굴과 표정만으로도 수민이의 과거가 설명가능해야 했는데, 감독님이 수수한 저의 이미지가 왠지 숨겨진 사연이 많은 학생처럼 보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2018년 영화 ‘선희와 슬기’로 데뷔한 윤가이는 서울예술대학교 재학시절 수석을 할 정도로 다방면으로 실력이 출중했다.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만 봐도 그렇다. 독백 연기 영상을 찍고 직접 편집까지 하면서 스스로 이름을 알렸다.
“제가 부산 출신이에요. 처음 경기도로 올라왔을 때 학교의 얼굴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죠. 그래서 학교 홍보대사도 하면서 열심히 산 것 같아요.(웃음) 수석 비결이요?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되게 즐기면서 공연했던 게 성적이 좋았던 것 같아요.”
“유튜브 채널은 저의 얼굴과 같아요. ‘마당이 있는 집’, ‘악귀’ 촬영 당시 소속사가 없었어요. 스스로 홍보 하는 게 필요하다 생각했고 꾸준히 유튜브를 운영해 온 것 같아요. 간절함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죠.”
인터뷰 내내 건강한 내면을 가진 배우를 만난 기분이었다. 윤가이는 부산 출신이라는 점을 살려 최근 ‘SNL’시즌4 새 크루로 합류했다. 윤가이는 ‘바람’ 코너에서 짱구 역 배우 정우의 여자친구 역을 맡았다. 교복을 입고 나타난 윤가이는 정우에게 “짱구. 내 왔다. 그래서 뭐 할 건데”라고 찰진 사투리를 보여주는 가하면 ‘MZ 오피스’ 코너에서는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김아영을 상대하는 ‘기존쎈’(기가 엄청 쎈) 23살 신입 여직원으로 얄미우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연기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윤가이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그는 “어쩌다 보니 스릴러나 죽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다음 작품에서는 장수하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라며 웃음을 보이더니 “평소 운동이나 스포츠를 좋아해서 액션 관련 영화나 드라마도 출연하고 싶다. 앞으로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고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