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리그 홈런왕 레이스는 세대를 대표하는 두 거포 사이 경쟁이다. 최정(35·SSG 랜더스)과 노시환(22·한화 이글스)이 지난주까지 나란히 19개를 기록했다.
이번 주 앞서 나간 건 노시환이다. 그는 25일 출전한 서울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4회 초 상대 투수 장재영의 시속 150㎞/h 바깥쪽(우타자 기준) 낮은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밀어 쳐 우측 담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쳤다. 시즌 20호. 이날(2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홈런을 치지 못한 최정을 제치고 단독 1위에 올랐다.
키움전에서 홈런을 포함해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한화의 16-6 대승을 이끈 노시환은 “커리어 하이(종전 18개)를 넘어 20홈런을 채운 점은 의미가 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만족하지 않겠다. 더 잘해서 30홈런까지 노려볼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홈런 단독 1위로 올라선 점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노시환은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한다. 대회가 열리는 동안 리그 일정을 소화할 수 없다. 그래서 홈런왕 경쟁은 의식하지 않고 있다. 더 꾸준하게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최정은 현역 최다 홈런(25일 기준 448개)을 기록한 타자다. 홈런왕 타이틀을 세 번이나 차지했다. AG 기간이 리그를 떠나는 노시환이 최정을 이길 것이라고 보지 않는 이유다.
노시환은 리그 대표 거포와 경쟁하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최근 최정은 노시환의 재능과 현재 경기력을 극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시환은 “나도 기사를 통해 봤다. 아직 나는 그 정도 선수가 아닌데, 너무 좋게 평가해 줘서 영광”이라고 웃어 보이며 “같은 팀은 아니지만, 한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고 경쟁하며 최정 선배의 모든 것을 배우고 싶다. 최정 선배처럼 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시환은 6월 셋째 주 이후 출전한 18경기에서 홈런 9개를 쳤다. 최정도 전반기 막판 치골근 손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뛰지 못했던 최정도 후반기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신·구 거포 경쟁이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