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22·한화 이글스)은 지난 29일 SSG 랜더스전에서 홈런 선두를 탈환했다. 이날 3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네 번째 타석에서 SSG 노경은을 상대로 우중월 솔로포 기록했다. 개인 커리어하이인 21번째 홈런이다.
노시환은 이날 홈런으로 이틀 만에 최정(36·SSG)을 제쳤다. 전반기 19홈런으로 최정과 공동 선두에 올랐던 그는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홈런으로 개인 첫 20호 고지에 올랐다.
노시환이 치니 최정이 곧바로 따라갔다. 노시환이 치고 이틀 후인 27일 최정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20호 홈런으로 다시 공동 선두에 올랐다. 최정이 따라온 뒤 이틀 만에 다시 노시환이 달아나면서 홈런왕 레이스 경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노시환은 첫 번째지만 최정은 익숙하다. 개인 통산 10번째 20홈런이자 2016년 이후 최근 6년 연속 20홈런 고지에 올랐다. 노시환이 '신성'이라면 최정은 '전설'이다.
두 사람 모두 홈런왕 경쟁은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정은 취재진으로부터 기록 질문을 받을 때마다 "홈런 욕심이 없다. 내 목표는 은퇴할 때까지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것이 목표다. 올 시즌도 그건 달성했다. 지금부터의 홈런은 모두 보너스"라고 했다.
노시환도 키움전 20홈런 후 "커리어 하이(종전 18개)를 넘어 20홈런을 채운 점은 의미가 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만족하지 않겠다. 더 잘해서 30홈런까지 노려볼 것"이라면서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동안 리그 일정을 소화할 수 없다. 그래서 홈런왕 경쟁은 의식하지 않고 있다"며 "같은 팀은 아니지만, 한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고 경쟁하며 최정 선배의 모든 것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최정과 노시환이 고개를 젓지만, 두 타자의 홈런왕 레이스는 올 시즌 타이틀 경쟁 중 가장 뜨겁다. 이틀 간격으로 장군 멍군을 외치는 레이스도 치열하고 성적도 으뜸이다. 최고 투수는 이미 14승 2패 평균자책점 1.74 121탈삼진(다승·승률·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2위)으로 독주 중인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의 몫이나 타자 중에는 최정과 노시환을 따를 이가 없다. 손아섭(NC) 홍창기(LG 트윈스)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등이 타율과 출루율 등을 다투긴 해도 홈런·타점·장타율 1위를 겨루는 최정과 노시환의 화려함과 생산성에 미치지 못한다.
두 사람 모두 뜨거운 6월을 보내면서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최정은 월간 11홈런과 함께 27타점 23득점, 타율 0.360 출루율 0.431 장타율 0.787등을 기록해 월간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다. 비록 선배엔 미치지 못했으나 노시환 역시 타율 0.369 6홈런 22타점 16득점, 출루율 0.416 장타율 0.524의 버금가는 성적으로 2위 득표를 얻었고 그 페이스가 후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3루수 골든글러브는 자연스레 두 사람의 경쟁으로 좁혀진 지 오래다. 골든글러브를 넘어 MVP(최우수선수) 타이틀도 두 사람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리그 환경과 구장 차이를 보정해 계산한 wRC+(100을 리그 평균으로 둔 조정 득점 생산력)에서도 두 사람의 장군 멍군 대결이 이어지는 중이다. 최정은 지난 30일 한화전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 wRC+가 167.9(스포츠투아이 기준)로 선두에 올랐다. 노시환이 164.6(스포츠투아이)로 바로 뒤를 잇고 있다. '홈런왕은 캐딜락을 타고, 타격왕은 포드를 탄다'는 메이저리그(MLB) 명언처럼 최정과 노시환 중 타이틀을 가져오는 이가 올 시즌 최고의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