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을 준비 중인 황의조(노팅엄 포레스트)를 둘러싼 분위기가 썩 좋지만은 않다. 프리시즌 출발은 좋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존재감이 줄어들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누비겠다는 꿈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황의조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PSV 에인트호번과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 후반 17분 교체로 나서 30여분을 뛰었으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지난달 노츠 카운티(잉글랜드 4부)전 데뷔골 이후 4경기 연속 침묵이다.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으며 시험대에 오르고 있지만, 임팩트를 남기진 못하고 있다. 프리시즌 첫 경기이자 황의조의 노팅엄 비공식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노츠 카운티전만 좋았다. 당시 황의조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되자마자 결승골을 넣었다. 노팅엄에서의 첫 경기에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다만 상대가 막 4부리그로 승격한 팀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했다. 보다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스티븐 쿠퍼 감독이 이어진 발렌시아(스페인)와의 경기에서 황의조에게 선발 풀타임 기회를 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됐다. 더 확실하게 황의조의 경기력을 점검하겠단 의도로 읽혔다.
황의조는 그러나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발렌시아전에서 선발 풀타임 출전하고도 침묵을 지켰다. 결국 이어진 레반테(스페인 2부) 리즈 유나이티드(잉글랜드 2부) 에인트호번과 3연전 모두 선발에서 제외돼 벤치에서 출발했다. 심지어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로 나섰던 리즈전과 비교해 에인트호번전에선 출전 시간마저 줄었다.
황의조가 도전자의 입장이라는 점에서 연이은 침묵과 줄어드는 출전 시간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 황의조는 지난해 보르도(프랑스)를 떠나 노팅엄에 입단하며 EPL 무대에 입성하는 듯 보였지만, 곧바로 올림피아코스(그리스)로 임대 이적했다. 올림피아코스에선 반 시즌 간 리그 5경기(선발 2경기) 출전에 그쳤고, 결국 FC서울에서 두 번째 임대생활을 이어갔다.
다행히 서울에선 임대 계약 막판 경기력이 올랐고, 임대를 마친 뒤 노팅엄에 합류해 프리시즌 경쟁에 나섰다. 구단 입장에서 황의조는 사실상 올여름 새로 합류한 선수라 프리시즌 동안 얼마나 팀과 감독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느냐가 중요했다. 4부팀 상대 득점 이후 4경기째 이어지는 침묵은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노팅엄은 오는 12일 아스널과 EPL 개막전을 준비하기 전까지 스타드 렌(프랑스) 프랑크푸르트(독일)와 두 차례 친선경기를 더 치른다. 이 과정을 통해 새 시즌 선수단 구성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백업 자원으로 분류돼 EPL의 꿈을 이어갈 수도 있겠지만, 또 전력 외로 분류돼 지난 시즌처럼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서야 할 수도 있다. 최근 프리시즌 흐름을 돌아보면 상황이 썩 긍정적이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