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은 지난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4승을 가져갔다. 피장타는 단 한 개에 투구 수 효율이 뛰어났다. 7이닝 동안 단 91구. 선발 투수들이 보통 100구 이상 던지는 걸 고려하면 8회 등판도 충분히 가능한 숫자였다.
그러나 두산의 선택은 불펜 가동이었다. 8회 오른손 이형범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점수 차도 7-0으로 여유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두산의 승리였지만, 말끔한 교체는 아니었다. 이형범이 8회 아웃 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3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고, 두산은 김강률과 김명신, 홍건희까지 올리고서야 7-4 진땀승을 거뒀다.
브랜든이 8이닝을 던졌다면 좀 낫지 않았을까. 이승엽 두산 감독은 단호하게 부인했다. 6일 잠실 KT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이렇게 더운 날씨라 어쩔 수 없다. 후반기 선발 투수 중에 100구 이상 던지게 한 건 곽빈 정도"라며 "봄이나 가을이라면 100구 이상 던지게 했을 거다. 하지만 여름이다. 어제(5일) 브랜든도 좋은 피칭을 했지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익어 있었다. (그런 상태로) 7회까지 던졌는데 8회에 마운드에 서는 건 맞지 않다. 내가 감독으로 있는 한 그럴 일은 자주 있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8회 실점 역시 결과론이다. 이승엽 감독은 "뒤집어질 거라곤 당연히 생각하지 않았다. 필승조들을 아껴야 했는데 4실점으로 김명신과 홍건희까지 던진 건 오늘 경기에 손실이라고는 생각한다"며 "결과론이다. 불펜을 올려 7-0으로 이겼으면 말이 나오지 않았을 거다. (감독은) 선수들을 믿어야 한다. 선발 투수들은 최대한 무리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4실점은 당연히 내 책임이지만, 그런 상황이 다시 온다면 선발 투수를 아끼기 위해 투수 교체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두산은 중심 타자 양의지가 결장한다. 앞서 4일 경기 편도염 증세와 옆구리 통증으로 결장한 데 이어 이틀 만에 다시 휴식을 취한다. 이승엽 감독은 "아무래도 옆구리가 좋지 않아 경기에 나갈 상태가 아닌 것 같다. 대타로도 오늘은 조금 힘들 것 같다"며 "내일 정도에 검사를 받아보고 (향후 기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