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축구대표팀 빗장수비의 한 축을 맡았던 마르코 마테라치(49)와 파비오 칸나바로(49), 그리고 브라질의 ‘외계인’ 호나우지뉴(43)가 한국팬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마테라치와 칸나바로는 10일 영등포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축구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한국으로 왔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행사는 라싱시티그룹 코리아와 트래블링이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오는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레전드 매치(가칭)’ 프로모션을 위해 한국 땅을 밟았다. 라싱시티그룹 코리아와 트래빌링은 향후 한국·이탈리아·브라질 레전드가 출전하는 이벤트 매치를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 차 한국 땅에 온 이들은 축구 클리닉·유튜브 촬영·한국 문화 체험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한다.
이탈리아 레전드 마테라치와 칸나바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에 패해 짐을 싼 경험이 있다. 마테라치는 “첫 번째 방문은 나에게 유쾌산 시간은 아니었다”면서 농담한 뒤 “한국은 항상 좋은 실력을 지닌 팀이다. 월드컵이 찾아올 때마다 한국의 퀄리티가 나아지는 걸 느꼈다”고 돌아봤다. 칸나바로는 “한국의 좋은 유소년 시스템, 팬들의 열정적인 축구 문화로 많은 발전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지도자 시절) 한국 팀을 상대할 때마다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에서의 경험이 좋진 않았다고 농담했지만, 두 선수는 팬들을 향해 거듭 감사를 표했다.
실제 지난 9일 한국 땅을 밟은 마테라치와 칸나바로는 이례적인 팬 서비스로 화제를 모았다. 먼저 입국한 마테라치는 공항에 모인 팬들 모두에게 사인해 주고 셀피 촬영에 임했다. 정말 그 자리에 모인 50여 명의 팬들과 교감을 마친 후 자리를 떴다. 심지어 누가 오는지 몰랐던 행인들도 마테라치와 사진을 찍고 좋아하기도 했다.
2006년 발롱도르를 수상했던 칸나바로도 마찬가지였다. 마테라치에게 감동한 팬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칸나바로가 나오길 기다렸고, 그 역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일일이 사인하고, 사진도 찍어 주는 등 ‘발롱도르급’ 팬 서비스를 선보였다. 칸나바로도 경호 인력이 만류할 때까지 팬들과 함께 했다.
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인천공항을 찾은 이승훈(27) 씨는 “오늘 유명 선수의 사인을 처음 받았는데, 정말 떨린다. 이런 자리가 있으면 계속 올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친구들과 충북 청주시에서 올라와 27시간 공항에서 기다린 김범조(18) 학생도 “레전드 선수한테 사인을 받으니 감회가 남다르다. 실감이 안 나고 심장이 떨린다. 유니폼을 액자로 만들어 가보로 남길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칸나바로는 “팬들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팬들을 향한 팬 서비스는) 당연한 일이다”고 했다. 마테라치 역시 “오랜 시간 기다려 준 팬들을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고 힘줘 말했다.
함께 자리를 빛낸 호나우지뉴 역시 “팬들이 오랜 기간 사랑을 보내준 것에 항상 감사하다. 특히 공항에서부터 큰 환대를 해준 한국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진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