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수수료 무료'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앞세워 단숨에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렸다. '업비트 왕국'이나 다름없는 국내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가상자산 분석 플랙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9일 24시간 거래량 기준 빗썸의 국내 점유율은 약 15%로 2위를 기록했다.
업비트가 8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과시하기는 했지만, 불과 한 달 전 빗썸·코인원·고팍스·코빗의 합산 점유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빗썸은 이대로 가다간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고객 수수료 부담을 없앤 프로모션을 마련했고 바로 효과를 봤다.
이달 1일부터 원화마켓에서 거래하는 일부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일회성이 아니라서 마감 기한은 따로 없다.
빗썸 측은 "거래소 이용자 유입을 이끌어 유동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며 "투자자들의 매수·매도 가격에 대한 선택의 폭도 넓어져 자연스럽게 시장 점유율도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수수료 무료 적용 가상자산은 일주일 간격으로 10종씩 추가한다.
1차 앱토스·스택스·플로우·비트코인 골드 등에 이어 지난 8일 2차로 샌드박스·엑시 인피니티·비트코인에스브이·퀸텀 등이 새롭게 대상에 포함됐다.
수수료 없이 거래할 수 있는 가상자산은 종목명에 표시된 파란색의 '무료' 배지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앱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의 보고서를 보면 일부 가상자산 수수료 무료 정책 시행 이후 빗썸 앱의 총 사용 평균 시간과 인당 평균 사용 시간은 약 20%, 신규 설치 건수는 10%가량 증가했다.
이 밖에도 빗썸은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투자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빗썸 인사이트'를 지난 6월 공개했다. 총 11개 콘텐츠로 구성했으며, 회원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투자 패턴을 보여준다. 자산 규모 상위 투자자들의 매매 동향도 살펴볼 수 있다.
서비스 만족도 제고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고객 민원 처리율은 98.3%로 전년 동기 대비 4%포인트 증가했다. 유입된 문의만 26만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으로 9억2000만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등 가상자산 범죄 피해를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