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와 더불어 잦은 일정 변경으로 지친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의 마음을 달래 주는 데에는 역시나 ‘K팝 콘서트’뿐이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과 ‘K팝 콘서트’가 진행된다.
이날 폐영식은 오후 5시 30분부터 진행됐다. 현장에는 폐영식 시작 약 3시간 전부터 각국의 잼버리 대원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며 열기를 끌어올렸다. 당초 언론을 통해 예고됐던 것처럼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 교통은 모두 통제되며 행사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역 안에도 잼버리 대원들로 가득 찼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한국 잼버리 대원은 “폐영식에 참가하기 위해 아침 일찍 전북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라며 “아이돌 가수들을 본다는 마음에 힘든 느낌 없이 기분 좋게 왔다”라고 말했다. 경기장 입구에 들어서자 각국의 수많은 잼버리 대원들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일부 잼버리 대원들은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듯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입장하는 등 재밌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취재진을 보고 환하게 웃는 대원들에게서 조금의 지침보다는 들뜸이 가득해 보였다. 한 영국 잼버리 대원은 “K팝 콘서트가 너무 기다려진다. 재밌을 것 같다. 평소에 K팝에 크게 관심이 있진 않았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관심갖고 즐기려고 한다”며 웃어보였다.
올해 18살이라는 한 호주 출신 잼버리 대원 역시 연신 흥분한 모습을 보이며 K팝 콘서트를 고대했다. 그는 “K팝을 즐겨 듣고 있다. 방탄소년단을 좋아한다. BTS 넘버 원!”을 외치면서 “오늘도 방탄소년단 나오나요?”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이날 방탄소년단이 출연하지 않는다고 하자 아쉬움을 남긴 채 자리를 이동했다. 씁쓸히 이동하는 그의 뒷모습에서 영락없는, 순수한 10대 느낌이 물씬 풍겼다.
이번 잼버리 K팝 콘서트 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당초 행사는 지난 6일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새만금 일대에서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폭염과 시설 미비로 갑작스럽게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날짜와 장소가 변경됐다. 그러다 태풍 ‘카눈’의 상륙을 이유로 개최지가 또 한 번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다. 참가자들이 기대했던 행사가 일주일 씩이나 밀려버린 것.
그럼에도 잼버리 대원들은 밝은 모습으로 이번 행사의 마지막 날을 즐기고 있었다. 탈 많았던 이번 잼버리 일정에 ‘K팝 콘서트’가 없었다면 대원들 얼굴에 미소가 피었을지, 생각만 해도 다소 아찔한 순간이다.
국가 차원의 행사인 잼버리인 만큼 현장은 수 많은 경찰들과 구급 대원들이 배치돼 비상 상황에 대해 완벽하게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K팝 콘서트’에는 NCT드림, 마마무, 뉴진스, 아이브, 몬스타엑스 유닛인 셔누·형원, 강다니엘, 더보이즈, 있지, 제로베이스원, 권은비, 조유리, 홀리뱅, 싸이커스, 피원하모니, 리베란테, ATBO, 카드, 프로미스나인, 더뉴식스 등 총 19팀이 출격하며, 사회는 배우 공명, 있지 유나, 뉴진스 혜인이 맡는다. 또 방송 주관사인 KBS 2TV에서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