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토트넘 ‘캡틴 데뷔전’이 진한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아쉬운 골 결정력에 페널티킥(PK) 허용까지, 새 시즌 첫 공식경기 평점도 팀 내 최저 수준에 그쳤다.
손흥민은 1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포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포드와의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개막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채 후반 30분 교체됐다.
전날 토트넘 정식 주장으로 선임돼 주장 완장을 차고 치른 첫 경기였지만, 공·수 양면에 걸쳐 아쉬움이 적지 않은 경기였다. 전방에선 결정적인 두 차례 기회를 아쉽게 놓쳤고, 수비 가담 장면에선 비디오 판독(VAR) 끝에 PK를 허용해 결과적으로 실점으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손흥민은 4-2-3-1 전형의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해리 케인이 떠난 최전방 원톱 자리엔 히샬리송이 섰고,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2선에 포진하는 형태였다.
전반전엔 좀처럼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진 못하다 추가시간에야 이날 첫 슈팅을 기록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수비수 머리에 맞고 반대편에 있던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손흥민은 골 에어리어 왼쪽에서 왼발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다. 가까운 거리였지만 슈팅은 골대를 외면했다.
후반 15분에도 한번 더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에도 행운의 패스가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데얀 쿨루셉스키의 크로스가 수비에 맞고 굴절돼 수비 방해를 받지 않던 손흥민에게 향했다. 이번에도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왼발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다. 슈팅은 이번엔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두 차례 슈팅 외에 손흥민은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진 못했다. 이날 팀 내 가장 적은 수준인 볼 터치 횟수(46회)가 말해주듯 상대 두터운 수비 속 고립되는 장면들도 적지 않았다. 드리블 돌파를 통해 기회를 만들려 해도 여의치가 않았다. 결국 손흥민은 EPL 개막전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전방에서의 골 침묵만큼 아쉬웠던 건 전반 27분 PK 허용 장면이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를 시도하던 손흥민은 상대 발목을 가격했다.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손흥민의 파울, 그리고 PK가 선언됐다. PK는 브라이언 음뵈모의 동점골 실점으로 이어졌다. 손흥민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손흥민은 후반 30분 이반 페리시치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이날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상에 따른 교체를 제외하고 직접 선수 교체를 단행한 건 손흥민과 올리버 스킵을 뺀 후반 30분 교체 뿐이었다. 슈팅은 2개(유효 1개), 패스 성공률은 88.2%였다. 키패스는 없었고, 드리블 돌파는 2차례 시도해 1개를 성공시켰다. 볼 터치 횟수는 전반 14분 교체아웃된 로메로를 제외하고 히샬리송(34회) 굴리엘모 비카리오(39회)에 이어 3번째로 적은 46회였다.
팀 내 평점도 좋을 리 없었다.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에선 6.1점으로 함께 교체 아웃된 스킵(5.9점)에 이어 팀 내 최저 2번째였다. 폿몹 평점 역시도 6.2점으로 히샬리송(5.9점)에 이어 뒤에서 2번째였다. 그나마 소파스코어 평점은 6.7점이었으나 히샬리송, 스킵(이상 6.5점)에 이은 팀 내 최저 수준이었다. 그나마 런던 이브닝스탠다드, 풋볼런던 등 현지 매체 평점은 6점으로 무난한 평점을 받은데 만족해야 했다.
손흥민의 다소 아쉬운 캡틴 데뷔전 속 토트넘은 난타전 끝에 브렌트포드와 2-2로 비겼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전반 11분 선제골 이후 음뵈모와 요안 위사에게 연속골을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전반 추가시간 에메르송 로얄의 동점골이 나왔지만, 후반 균형을 깨트리지 못한 채 승점 1을 얻는데 그쳤다. 토트넘의 다음 경기는 오는 20일 오전 1시 30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