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30·슈투트가르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입성한다. 행선지는 리버풀이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17일(한국시간) “엔도가 리버풀에 간다. 메디컬 테스트가 예정돼 있으며 이적료는 1800만 유로(262억원)다. 개인 조건 합의도 마쳤다”고 알렸다.
유럽 진출 5년 만에 일군 결실이다. 2018년 신트트라위던(벨기에)에 입단한 엔도는 이듬해 독일 슈투트가르트로 임대 이적하며 빅리그에서 활약했다. 독일 진출 후 꽃을 피웠다. 그는 2020~21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독일 분데스리가 33경기에 출전하며 단단한 입지를 자랑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5골 4도움을 기록, 중앙 미드필더로는 많은 공격포인트를 수확했다. 슈투트가르트의 캡틴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EPL 무대를 밟는 것은 엔도에게 ‘꿈’이었다. 크리스털 팰리스와 연결된 적이 있는 그는 지난 1월 독일 키커를 통해 “나는 여전히 EPL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무엇보다 나는 언젠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뛰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슈투트가르트는 주장이자 핵심 자원인 엔도를 놔줄 수밖에 없었다. 재정 문제에 시달리고 있으며 엔도와 계약이 2024년 6월까지로, 1년밖에 남지 않은 탓이다. 적절한 이적료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올여름이 사실상 매각할 마지막 기회였다.
애초 리버풀은 엔도가 최우선 타깃은 아니었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조던 헨더슨(알 이티파크) 파비뉴(알 이티하드) 등 중원 자원이 이적하며 공백이 생긴 리버풀은 모이세스 카이세도(첼시)를 노렸다. 하지만 이적 대어였던 카이세도가 첼시를 택하면서 새 자원을 물색해야 했다.
엔도는 일본 대표팀 주축 멤버다. 2015년 A매치 첫 경기를 치른 그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 2022년 카타르 대회 때도 16강행 등 최근 일본이 호성적을 거두는 데 크게 한몫했다.
일본 대표팀에는 ‘호재’다. 일본은 독일 분데스리가 등 세계 각지에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지만, 빅클럽에서 뛰는 인원이 비교적 많지 않았다. 핵심 미드필더가 세계적인 명문 팀에 입단하면서 일본 중원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엔도 전에는 일본 출신의 미나미노 타쿠미(AS모나코)가 리버풀 소속으로 활약했다. 미나미노는 호베르투 피르미누(알 아흘리) 사디오 마네(알 나스르) 모하메드 살라 등 강력한 공격진에 밀려 후보 신세였다. 사우샘프턴 임대 이적으로 돌파구를 모색했지만, 결국 돌아와도 자리는 없았다. 그는 2년 반 만에 프랑스로 떠났다. 엔도가 미나미노와 달리 리버풀에서 성공신화를 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