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여성 DJ인 DJ소다를 성추행한 일본인 남성들이 자수했다. 앞서 일본의 한 영화 감독이 DJ소다를 두고 2차 가해성 발언을 한 상황에서 남성 2명이 경찰 조사에서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이다.
21일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DJ소다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20대 남성 2명이 오사카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한 명은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에 사는 대학생이고 다른 한 명은 오사카 한난시의 아르바이트생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기 전 유튜브를 통해 “정말 죄송하다. 술을 마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랬다”며 DJ소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또 이들은 경찰에ㄱ[ “외설 행위 등의 생각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사카 경찰은 이들의 진술과 범행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 등을 통해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DJ소다는 지난 1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뮤직 서커스 페스티벌’ 공연 당시 다수의 관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혀 한일 양국에서 논란이 일었다. DJ소다는 SNS를 통해 “여러 명이 갑자기 가슴을 만지면서 속수무책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며 “아직 너무나도 무섭다”고 토로했다.
이에 주최사인 트라이하드 재팬 또한 “이 사건은 성폭력, 성범죄임으로 절대 용서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범죄 행위를 저지른 범인을 특정해 형사 고소 등 민형사의 법적 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일부 한일 네티즌들은 노출이 드러난 DJ소다의 옷차림을 지적하며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지브리 애니메이션 ‘고양이의 보은’의 모리타 히로유키 감독도 자신의 트위터에 “DJ소다가 주장하는 성피해는 공개적인 꽃뱀질 같은 것이다. 남자를 유혹해 붙게 한 뒤 무서운 건달이 나타나 돈 뜯어내는 것”이라며 “음악 페스티벌의 주체자는 그녀의 수작에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추행 사건의 원인이 DJ소다에게 있다는 주장을 서슴치 않게 해 한일 양국의 많은 네티즌으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일본 유명 가수 각트는 트위터에 “DJ소다의 트윗에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으니까’, ‘옷차림에 문제가 있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는데, 대체 무슨 상관이지?”라며 “그런 짓을 하고 있는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거야. 10000% 범죄를 저지르는 쪽이 잘못”이라고 올렸다.
일련의 2차 가해에 DJ소다는 “피해자를 문제 삼아 범죄 책임을 전가하는 사고방식은 매우 편파적이며 편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시각이야. 원인은 섹시한 옷이 아니라 가해자야”라고 따끔한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자수한 가해자들은 이처럼 한일 양국에서 논란이 일고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하자 DJ소다에게 공개 사과하고 스스로 경찰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끔찍한 성추행과 더불어 무책임한 2차 가해로 번진 DJ소다 사태. 하지만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는 DJ소다의 소신 발언과 가해 남성들의 처벌이 예고되면서, 대중의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사례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