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지난 26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5-7로 역전패했다. 대체 선발 김민규가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경기를 불펜 전원이 나서 메우려 했으나 끝내 실패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사사구가 발목을 잡았다. 이날 두산 마운드가 내준 사사구는 볼넷 11개, 사구 1개로 총 12개에 달했다. 선발 김민규, 첫 번째 불펜 이병헌, 필승조 박치국과 마무리 정철원이 고루 흔들렸다.
시범경기 때부터 불펜 제구 난조를 우려했던 이승엽 감독으로서는 후반기 들어서도 여전히 흔들린 경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27일 잠실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어제(26일) 경기에서 우리 팀 사사구가 12개가 나왔다"며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잘 따라가 뒤집었는데, 우리 팀에서 제일 잘 던지던 치국이가 3점을 주면서 손 쓸 틈도 없었다. (패배를) 깨끗이 인정한다"고 돌아봤다.
박치국은 사사구가 아닌 피안타와 그라운드 홈런이 더 치명적이었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의 제구 난조가 치명적이었다. 특히 이병헌의 경우 5회 제구 난조로 볼넷만 3개를 내줬고, 2사 만루 상황에서 한유섬에게 어깨를 맞히는 사구를 기록해 끝내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산은 27일 경기에 앞서 이병헌을 김민규, 김강률과 함께 말소했다. 그 빈자리는 김호준, 박정수, 최지강이 채운다.
이 감독은 "치열한 승부의 세계지만, 일부러 맞추려는 의도는 없었다. 이병헌 본인도 깜짝 놀란 듯하다"며 "어제 투구 수(43구)도 많았고, 그중에 볼도 많았다. 김강률과 김명신이 휴식을 취해야 해 교체해줄 수 없었다. 첫 이닝은 잘 막았는데 두 번째 이닝 들어 갈수록 스트라이크 비중이 현저히 떨어졌다. 어차피 오늘은 휴식을 주어야 해 불가피하게 엔트리를 교체했다. 병헌이는 2군에서 조정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당연히 1군에 다시 올라올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두산은 다음 주에도 대체 선발을 기용해야 한다. 유력 후보가 박신지다. 이 감독은 "신지가 지금 좋다"며 "2군에서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 경기 내용도 좋고, 도망가지 않고 붙는다는 보고를 받았다. 모레 정도에 결정을 하겠지만, 아마 신지로 가지 않을까"라고 예고했다.
박신지는 올 시즌 1군에서 6경기 평균자책점 6.23을 기록 중이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꾸준히 5선발 후보로 주목 받았고, 지난 6월 7일 대체 선발 기회를 받았으나 당시 2이닝 2실점으로 이를 살리지 못한 바 있다. 대신 퓨처스리그에서는 12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3.40으로 활약, 3달여 만에 다시 기회를 받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