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W리그 준우승팀 도요타 안텔롭스의 저력이 느껴진 경기였다. ‘승장’ 오가 유코 감독은 “1대1에서 이기고자 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승리를 이끌었다”고 치켜세웠다.
오가 유코 감독이 이끄는 도요타는 27일 오후 4시 30분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98-50 대승을 거뒀다. 공수에서 흠잡을 곳 없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특히 5명의 선수가 고루 10득점 이상을 올리며 빛났다.
도요타의 이날 승리 방식은 간단했다. 강한 압박으로 신한은행의 턴오버를 이끌었고, 주어진 공격 찬스를 모두 성공시켰다. 도요타는 전 부문에서 신한은행을 압도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마주한 ‘승장’ 오가 유코 감독은 “농구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1대1이다. 수비든, 공격이든 끝까지 이기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데 선수들이 잘 해줘서 고맙다”고 웃었다.
도요타는 전날(26일)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힘든 일정 속에서 다시 한국팀과 맞대결을 펼쳤는데, 이날은 한 수 위 경기력을 뽐냈다. 취재진이 ‘체력적 어려움은 없는지’에 대해 묻자 오가 유코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때도 3차전에서 2차 연장 끝에 진 경험이 있었다. 어제도 져서 아쉬웠지만, 이런 경기를 통해 배우는 게 많다. 오늘 이기려고 많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훈선수로 선정된 미야시타 키호 역시 비슷한 소감을 전했다. 미야시타는 이날 24분 동안 19득점 9리바운드 8어시스트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그는 “리그가 개막하면 어제 같은 경기가 또 있을 수 있다. 이런 경험 계속 이어가서 성장할 수 있게 노력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원정 경기를 치르는 것에 대해서 미야시타는 “힘들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라면서도 “하지만 코트 위에선 심판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늘 의식하고 있다.어 어제 같은 경우 팬들이 많아 정말 큰 압박을 느꼈다. 그 속에서 우리 플레이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오늘은 팀 안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졌다”고 평했다.
오가 유코 감독은 이번 박신자컵에 대해 “선수단에게 이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 와서 환경도 다르고, 컨디션도 어려울 수 있지만 이런 부분을 개선하며 배우고 있다. 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선수단이 대부분 19~24세로 어린 데,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 뒤 구나단 감독은 이날 도요타에 대해 “수비가 너무 타이트하다. 특히 스피드는 넘어설 수 없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 발언을 들은 오가 유코 감독은 “오늘 수비가 좋긴 했는데, 코칭 스태프에서 분업해 공격과 수비를 나눠 담당한다. 특히 스페인 코치님이 디테일을 잘 잡는데, 그게 오늘 효과를 본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미야시타는 “사실 수비보다 공격이 좋은데, 팀에서 항상 수비를 강조한다. 특히 본인의 감각이 아닌, 팀 수비를 해야 한다는 걸 기준으로 잡고 있다. 팀이 정한 룰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만약 결승에 오른다면, 누구와 맞붙고 싶은지’에 대해 묻자 오가 유코 감독과 미야시타는 “우리은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과연 두 팀이 결승에서 ‘리벤지 매치’를 이어갈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