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최장수 기록 보유자 고진영이 연장전에서 나온 통한의 티샷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우려의 목소리를 딛고 건재함을 알렸다.
고진영은 28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쇼너시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670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작성한 고진영은 선두 메건 캉(미국)과 공동 선두로 라운드를 마감하며 연장에 돌입했으나, 통한의 티샷으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3라운드까지 6언더파 3위에 머물렀던 고진영은 이날 안정적인 샷으로 타수를 줄여 나갔다. 1번 홀(파5)부터 버디를 작성하며 순조롭게 시작한 고진영은 9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순항했다. 11번 홀(파5)에서 보기로 주춤했지만, 14번과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하면서 선두에 올랐다. 캉이 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고진영이 단독 선두에 올랐으나, 18번 홀(파4)에서 캉이 극적인 버디를 작성하며 승부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1차 연장에서 희비가 갈렸다. 고진영의 티샷이 코스를 크게 벗어나면서 왼쪽 수풀로 향했고, 그는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해 카트 도로 옆에서 공을 쳤으나 이마저도 벙커로 떨어지며 불리한 상황을 맞았다. 반면 캉의 티샷은 페어웨이에 정확히 떨어졌고, 캉은 순조롭게 파 세이브를 완성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고진영은 더블보기로 연장전을 마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고진영에겐 의미가 있었던 준우승이었다. 그는 지난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과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두 번의 우승을 거뒀으나, 이후 6번의 LPGA투어 대회에서 모두 톱10 밖에 머물며 부진했다. 8월 초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대회에서도 그는 강행군과 잔부상에 시달리며 도중 기권했다. 163주간 지켰던 세계랭킹 1위 자리도 최근 부진으로 한 달 새 4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이번 대회서 고진영은 매 라운드 안정적인 샷을 발휘하며 상위권 성적을 유지, 부활의 날갯짓을 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