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티샷 미스로 인한 준우승. 하지만 고진영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고진영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를 불식시키는 활약으로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고진영은 28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쇼너시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670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작성한 고진영은 선두 메건 캉(미국)과 공동 선두에 올라 연장전에 돌입했으나, 통한의 티샷 미스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1차 연장에서 희비가 갈렸다. 고진영의 티샷이 코스를 크게 벗어나면서 왼쪽 수풀로 향했고, 벌타를 받고 카트 도로 옆에서 스윙했으나 이마저도 벙커로 떨어지며 불리한 상황을 맞았다. 반면 캉의 티샷은 페어웨이에 정확히 떨어졌고, 캉은 순조롭게 파 세이브를 완성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고진영은 더블보기로 연장전을 마쳐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고진영에겐 의미 있었던 준우승이었다. 그는 올해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과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두 번의 우승을 거뒀으나, 이후 6번의 LPGA투어 대회에서 모두 톱10 밖에 머물며 부진했다. 8월 초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대회에서도 그는 강행군과 잔부상에 시달리며 도중 기권했다.
163주간 지켰던 세계랭킹 1위 자리도 최근 부진으로 내줘야 했다. 한 달 새 4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 부활의 날갯짓을 켰다. 특히 고진영은 마지막 라운드를 1위 캉에 5타 뒤진 상태로 시작했으나, 이를 모두 줄이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간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경기 후 고진영은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할 때) 5타나 뒤져 있어서 연장전에 갈 줄은 몰랐다”라면서 “연장전 티샷이 아쉬웠지만, 오늘 정말 잘 쳤다. 좋은 경기력을 되찾아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부진이 심해서 어떻게 경기해야 할지 몰랐다. 이번엔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했다. 최선을 다해 만족한다. 우승한 것보다 더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우승보다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은 것이 더 기뻤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