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30·바이에른 뮌헨)의 인터뷰가 논란이다. ‘친정’ 토트넘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대놓고 깎아내린 격이 됐다. 토트넘 팬들은 당연히 뿔이 났다.
영국 다수 매체가 9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대표팀에 합류한 케인의 인터뷰를 전했다. 케인이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 뮌헨으로 적을 옮긴 만큼, 새 팀과 친정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케인은 “(뮌헨에서는) 토트넘에서 느꼈던 것과는 다른 압박감을 느낀다. 물론 우리는 (토트넘에서) 승리를 원했지만, 이기지 못하고 몇 경기를 뛰었다고 해도 그것은 재앙이 아니었다. 뮌헨에서는 모든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고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에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나는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는 것이 즐겁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뮌헨에) 가고 싶었던 이유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성장하고 충성을 다했던 토트넘과 새 팀을 가감 없이 비교한 것이다. 세계 최고 팀인 뮌헨에서의 압박감에 관해서만 이야기했다면 논란이 없었을 수 있지만, 토트넘에서 ‘못 이겨도 재앙이 아니’라는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케인은 더 큰 압박감이 본인을 나은 선수로 만들 것 같냐는 물음에 “나는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분명 감수해야 할 많은 압박이 있다.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현재 나는 그 느낌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뮌헨으로 이적한 배경도 밝혔다. 케인은 “경쟁자로서, 선수들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뛰고 있는데 나는 집에 앉아서 그것을 보고 있을 때, 만약 내게 상처를 된 부분이 없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했다.
토트넘은 UCL에 정기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특히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위로 마감, 어떤 유럽 대항전도 나서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뮌헨에서는 UCL에 나설 수 있는 게 케인에게 매력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케인은 “물론 (대표팀) 선수들이 잘하길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그런 경험(우승)을 하고 싶다. 질투가 올바른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팀 내 다른 선수들이 그렇게 해냈기 때문에 나도 그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트로피를 향해 계속 노력해야겠다는 동기가 생긴다”고 했다.
이제는 ‘뮌헨맨’이 된 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도 가감 없이 표현했다. 케인 입장에서는 그저 솔직한 인터뷰였을 수도 있지만, 토트넘 팬들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린 인터뷰가 됐다. 특히 토트넘 팬들은 케인이 토트넘과 뮌헨에서 마음가짐이 다르다고 이야기한 것에 분노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인 케인이 우크라이나전(1-1 무) 이후 SNS(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렸는데, ‘악플’이 가득했다. 특히 케인의 발언을 비꼬는 듯한 댓글도 많았다.
한 팬은 “(우크라이나전) 무승부도 괜찮을 것이다. 몇 경기에서 이기지 않아도 재앙이 아니니까”라며 케인의 발언을 빌려와 비꼬았다. 몇몇은 “너의 시작을 기억해라”, “인터뷰가 실망스럽다. 너를 키워준 토트넘을 존중해야 한다” 등 지적이 빗발쳤다.
그도 그럴 것이 케인은 토트넘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 중 하나였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하나인 그는 토트넘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후 10년 넘게 팀을 떠나지 않는 충성심을 보였다. 팬들이 그를 아낄 수밖에 없었다.
실제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할 때도 비판보다는 응원의 목소리가 컸다. 그간 케인이 EPL 득점왕 3회 등 화려한 개인 커리어를 작성했지만, 단 한 차례도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팬들도 케인의 우승 열망을 잘 알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을 존중했다.
케인이 빠진 토트넘에 우려의 시선이 모였다. 전력이 크게 약해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트넘은 2023~24시즌 초반 순항하고 있다. 앞선 4경기 무패(3승 1무)를 달린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승점 12)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 지도 아래 케인의 공백은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특히 또 다른 에이스이자 새로운 주장인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맹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