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투수 구창모(26·NC 다이노스)가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출전을 목표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구창모는 13일 마산야구장에서 라이브 피칭으로 30구를 소화했다. 라이브 피칭은 포수만 앉혀놓고 던지는 불펜 피칭이 아닌, 타자를 타석에 세워놓고 구위를 점검하는 것을 말한다. 실전 등판 전 컨디션을 체크하는 최종 단계. 구창모는 직구(17개) 이외 슬라이더(5개) 커브(2개) 포크볼(6개)을 다양하게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까지 나왔다. 투구 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게 고무적이다.
구창모는 6월 말 왼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부분) 피로골절 진단을 받았다. 6월 초 전완부 굴곡근 미세손상으로 재활 치료 중이었는데 상태가 악화한 것이다. 항저우 AG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최근 빠르게 몸 상태를 추스르고 있다. 지난 5일 가볍게 30구를 던지며 부상 부위를 체크했다. 7일과 10일에는 각각 30구와 50구를 소화했고 13일 라이브 피칭까지 마쳤다. 16일 퓨처스(2군)리그에서 1이닝 정도 투구할 계획이다.
구창모는 항저우 AG 출전 의지가 강하다. 이번 AG에서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하면 12월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시작해야 한다. 병역은 지난겨울 합의한 비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 조건에도 영향을 끼친다. 구창모는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하면 6년 최대 125억원(총연봉 90억원, 인센티브 35억원),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하지 못하면 6+1년, 최대 132억원을 받는 두 가지 조건에 합의했다.
구창모의 1군 합류 시점은 다음 주가 유력하다. 강인권 NC 감독은 구창모가 복귀하면 우선 불펜 투수로 활용할 방침이다. 선발 투수로 기용하려면 투구 수를 늘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1군에서 경기 뛰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자칫 항저우 AG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될 수 있어 빠른 복귀가 가능한 불펜 투수를 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부상에 따른 엔트리 교체를 대회 직전까지 고심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창모의 불펜 복귀를 두고 '무리하는 것 아닌가'라는 시선도 있다. 항저우 AG 출전 때문에 빠르게 복귀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의미다. 전완부 부상이 워낙 반복됐기 때문에 더욱 민감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PS) 진출 가능성이 큰 구단 상황을 고려하면 항저우 AG이 아닌 가을야구를 목표로 여유 있게 몸을 만드는 게 나을 수 있다.
구창모는 "주어진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잘 해내고 싶다"며 "끝까지 잘 준비해서 팀에도 오랜 공백을 보탬으로 보답하고 싶다. 믿고 기다려 주신 분들께 실망감 안겨드리지 않도록 건강하고 자신감 있게 야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