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울버햄프턴)의 시즌 초반 득점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개막 5경기에서 벌써 3골, 몰아넣은 득점이 아닌 3경기에서 각각 골을 터뜨릴 정도로 기세가 좋다. 이 흐름이면 독일과 잉글랜드 등 빅리그 입성 개인 커리어 하이는 물론 첫 두 자릿수 득점도 노려볼 수 있다.
황희찬은 16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7분 만에 시즌 3호골을 터뜨렸다. 지난달 19일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 3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 이어 또다시 전한 득점포 소식이다.
4-2-3-1 전형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황희찬은 첫 번째 슈팅 기회를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 파울루 네투가 리버풀 수비진 3명을 달고 박스 안까지 진입한 뒤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시도했다. 황희찬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알리송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지만, 워낙 강한 슈팅은 이미 알리송 골키퍼의 품에 안긴 채 골라인을 넘었다. 이날 황희찬은 후반 15분 교체될 때까지 1개의 슈팅을 기록했는데, 유일한 슈팅을 값진 결실로 맺었다.
앞서 황희찬은 지난 브라이턴전에서 교체 투입 6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이어진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에서도 페드루 네투의 프리킥을 어깨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헤더와 어깨에 이어 이번엔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며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를 보여줬다.
황희찬의 득점포가 더욱 값진 건 꾸준하게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5경기에 출전해 이 가운데 3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데다, 이 과정에서 시도한 슈팅은 단 7개에 불과했다. 황희찬의 시즌 초반 가파른 득점 페이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연스레 빅리그 입성 이후 한 시즌 최다골 경신은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시절 두 차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바 있지만, 독일 라이프치히로 이적해 빅리그에 입성한 2020~21시즌 이후엔 두 자릿수 득점까진 인연이 닿지 않았다. 빅리그 입성 이후 리그 최다골은 지난 2021~22시즌 울버햄프턴에서 기록한 5골이었다.
지난 시즌엔 잦은 부상까지 겹치면서 3골에 만족해야 했던 황희찬이지만, 이번 시즌엔 개막 5경기 만에 벌써 지난 시즌 득점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개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에는 단 2골로 다가서며 새 시즌 전망을 밝게 밝혔다. 리그 3골로 EPL 득점 순위에선 손흥민 등과 공동 5위에 올랐다.
소속팀 울버햄프턴은 내리 3골을 실점하며 1-3으로 져 황희찬의 골도 빛이 바랬다. 그러나 현지에선 황희찬의 활약만큼은 박수를 보냈다. 영국 버밍엄메일은 “시즌 세 번째 골을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번엔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면서 다재다능한 공격수로서 부지런하고 영리한 활약을 또 보여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