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의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출전이 확정됐다. 황선홍 감독이 바랐던 조기 합류는 무산됐고, 이르면 조별리그 3차전부터 출전할 수 있다. 5년 전 손흥민(토트넘)처럼 이강인의 합류가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꿀 반전 포인트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이강인이 현지시간으로 19일 소속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전까지 치른 뒤 중국 항저우로 이동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현지엔 21일 오후 도착할 예정이다. 황선홍호는 19일 쿠웨이트, 21일 태국과 각각 조별리그 1·2차전이 예정돼 있다. 이강인은 사실상 24일 중국 진화에서 열리는 바레인과의 최종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AG은 소속팀이 선수를 의무적으로 차출해야 하는 대회가 아니라 KFA와 PSG 간 차출 협의가 진행돼 왔다. 이강인이 PSG와 계약할 때 AG 차출 협조 조항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부상 이슈가 더해진 데다 PSG 구단이 최대한 늦게 차출을 원해 협의가 길어졌다.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조별리그 3차전부터 출전이 가능한 상태로 가까스로 협의점을 찾았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인도네시아) 대회 당시 와일드카드였던 손흥민(토트넘)처럼 핵심 전력의 ‘지각 합류’라는 변수가 생기게 됐다. 손흥민도 당시 토트넘 소속팀 일정으로 대회에 늦게 합류했고, 조별리그 1차전에 결장한 뒤 2차전에는 교체로 나섰다. 김학범호는 사실상 대회 초반 2경기를 에이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치러야 했다.
그런데 손흥민이 선발로 가세하기 시작한 시점이 김학범호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당시 김학범호는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조별리그 초반 1승 1패로 위기에 몰렸는데, 손흥민이 처음 선발로 나서 결승골까지 기록한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시작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후 결승까지 연승 가도를 이어가며 기어코 금메달까지 따냈다. 5년 전 손흥민이 그랬듯, 이번 대회엔 이강인 합류 시점과 맞물린 효과에 관심이 쏠리게 된 배경이다.
이를 위해선 황선홍 감독이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우선 이강인의 활용법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강인이 황선홍호 소속으로 출전한 건 지난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이 마지막이다. 당시 황 감독은 이강인을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했는데, 1년이 훌쩍 지난 만큼 현재의 이강인 기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해법을 다시 찾아야 한다. 이강인 합류로 바뀔 수 있는 팀 분위기나 불가피한 전술 변화 등에 대응하는 것 역시 황 감독의 몫이다.
황선홍 감독은 우선 차분하게 이강인의 합류를 기다린 뒤, 이강인의 몸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활용법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 16일 중국 출국길에서 “이강인이 처음부터 합류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이강인이 없는 경기들에 대한) 플랜은 어느 정도 세워뒀기에 걱정하지 않는다. 이강인이 합류한 뒤에도 빨리 쓰기보다는 언제 컨디션이 최고조가 될지 계산해서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