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경기 연속 LA 다저스 시절 옛동료를 상대 타자로 맞이했다. 이번엔 ‘터너 타임’ 저스틴 터너였다.
류현진은 18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4와 3분의 2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토론토가 1-0으로 앞선 5회 초 2사 1·2루에서 마운드를 구원 투수에게 넘기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지만, 2회부터 3이닝 연속 이어진 실점 위기에서 안타를 1개도 내주지 않는 투구로 박수를 받았다.
토론토는 2-1로 앞선 9회 초 수비에서 투수 채드 그린이 보스턴 간판타자 라파엘 데버스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2-2 동점을 허용했지만, 9회 말 공격에서 맷 채프먼이 끝내기 안타를 치며 3-2로 승리, 텍사스 레인저스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2순위로 올라섰다.
이날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뛰던 시절 함께 뛰었던 내야수 저스틴 터너를 상대했다. 터너는 2022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그해 12월 보스턴과 2년 계약했다.
터너는 다저스 시절 빼어난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며 ‘터너 타임’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통산 타율 0.288를 기록한 강자타였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하는 두 선수는 이날 세 차례 승부했다. 1회 초 첫 맞대결에서는 류현진이 다저스 시절 ‘주 무기’ 체인지업으로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낮은 코스 공으로 범타를 유도했다.
류현진은 3회 초 1사 2·3루 위기에서 다시 터너를 상대했다. 이번에도 초구 바깥쪽(우타자 기준) 체인지업으로 내야(3루) 땅볼을 유도했다. 무사 2·3루 위기에서 두 번째 아웃카운트까지 잡아낸 류현진은 후속 라파엘 데버스에겐 볼넷을 내줬지만, 아담 듀발을 뜬공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세 번째 승부에서도 터너를 제물로 한숨을 돌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롭 레프스나이더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어진 터너와의 2볼-2스트라이크 승부에서 낮은 코스 컷 패스트볼(커터)로 헛스윙을 잡아냈다. 이날 류현진은 터너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바로 전 등판이었던 13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도 류현진은 ‘옛동료’ 코리 시거를 만났다. 시거는 류현진이 MLB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올랐던 2019시즌 전반기 유독 그의 등판 경기에서 좋은 타격을 보여준 타자다.
류현진은 1회 초 시거와의 첫 승부에선 2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4회 두 번째 승부에선 2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가로지르는 안타를 허용했다. 공교롭게도 시거 커리어 1000번째 안타를 내줬다. 류현진은 이후 시거의 1000안타 기념구를 직접 텍사스 더그아웃에 던져주기도 했다.
마지막 승부는 웃을 수 없었다. 5회까지 2실점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모처럼 6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타자 시거에게 2루타를 맞은 뒤 2사 뒤 미치 가버에게도 우측 선상 적시타를 허용하며 1점 더 내줬다. 시거에게 맞은 안타는 커브가 몸쪽(좌타자 기준)으로 들어갔지만, 이 공을 타자가 받아쳤다. 빗맞은 타구가 우중간을 갈랐다. 이날 류현진은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