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오는 23일 주축 선수 3명이 전열에서 이탈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에 승선한 투수 고우석과 정우영, 내야수 문보경이 잠시 팀을 떠나는 것. AG 대회 기간 KBO리그가 중단 없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세 선수의 공백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선두 수성을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
LG로선 고우석의 이탈이 크다. 고우석은 대체 불가능한 주전 마무리 투수. 올 시즌 성적이 들쭉날쭉하지만, 염경엽 감독이 신뢰하는 불펜 자원 중 하나다.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선 5-3으로 앞선 8회 초 1사 2·3루 위기에서 등판, 1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은 불펜 투수의 멀티 이닝 소화를 선호하지 않지만, 위기의 순간 '고우석 카드'를 밀고 갔다.
'포스트 오승환'으로 불리는 고우석은 지난해 리그 최연소 40세이브(24세 1개월 21일)를 달성하며 개인 첫 구원왕(42세이브)에 올랐다. LG 선수로는 1991년 김용수와 2015년 봉중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돌파하기도 했다. LG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입지가 굳건하다.
항저우 AG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12명의 투수 중 마무리 투수는 고우석뿐이다. 2위 KT 위즈(김재윤)와 3위 NC 다이노스(이용찬)는 마무리 투수가 건재한 상태로 항저우 AG 기간 리그 일정을 소화한다. 반면 LG는 고우석의 대체 자원인 홀드왕 출신 사이드암스로 정우영까지 대표팀에 차출됐다. 불펜 뎁스(선수층)가 크게 악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염경엽 감독은 뒷문을 특정 선수에게 맡기지 않을 계획이다. 유영찬·백승현·박명근·김진성이 등이 모두 마무리 후보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함덕주까지 가세하면 사용할 카드는 더 늘어난다. 염 감독은 시즌 초반 고우석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이정용에게 마무리 투수를 맡겼다.
하지만 중압감 탓인지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한 명에게 부담을 가중하는 것보다 상황에 맞는 운영을 머릿속에 그리는 이유다. 염경엽 감독은 "굳이 누구로 정하지 않고 9회 걸리는 (상대) 타순에 맞춰서 하겠다. 누구 한 명이 아니라 집단 마무리를 한다고 보면 될 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