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은 지난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발 출전, 풀타임 소화하며 팀의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대구는 이날 점유율에서 밀리고, 후반전엔 미드필더 벨톨라가 레드카드를 받아 수적 열세에 놓였음에도 단단한 수비를 유지했다. 오히려 경기 종료가 가까워질수록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추가시간 바셀루스의 결승 골에 힘입어 신승을 거뒀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찬 홍철은 곧바로 바셀루스와 함께 원정 팬 앞에서 기쁨을 나눴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홍철은 “그동안 3연승이 없었기 때문에 꼭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구는 이날 승리로 올 시즌 첫 3연승을 이어가며 4위(11승11무8패 승점44)에 올랐다. 3연승 동안 스코어는 모두 1-0이었다. 완벽하게 상대를 몰아치진 못했어도 한 골을 단단히 지켜내며 승리했다. 홍철은 “나도 이런 축구가 별로 안 좋았는데, 계속 이렇게 이긴다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면서 “계속 이기다 보니 자신감이 올라온다. 수적 열세에도 모두 끈끈히 버티겠다는 생각하고 있었다. 이것이 대구의 힘이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날은 홍철의 33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경기 전 최원권 대구 감독은 “우리 (홍)철이가 아직 철이 없지만, 친정팀을 상대하고 또 생일이라서 주장을 맡겼다. 잘할지는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진짜 생일 축하는 경기 후에 해주겠다고도 덧붙였다.
홍철에게 이 이야기를 전달하자 그는 “(생일 축하와 관련해) 단 한마디도 못 들었다. 전반전 끝나고도 (플레이가) 마음에 안 든다고 엄청 화만 내셨다”고 농담했다. 취재진이 ‘감독님은 메신저를 통해 선물을 보내려고 한다’는 소식을 덧붙이자, 홍철은 “기다려 봐야겠다. 전날 저녁에 스페인에서 돌아오셔서 시차적응이 안 되신 것 같다”고 웃었다. 최원권 감독은 지난 9월 A매치 기간 P급 지도자 자격증 연수를 위해 스페인에서 일정을 소화했다.
한편 홍철은 이날 주장 완장을 찬 것에 대해 “항상 부주장, 부부주장만 했는데 감독님께서 배려해주신 것 같다. 부담도 됐다”고 솔직히 말했다. 대구의 주장은 세징야지만, 그는 지난 강원FC전 갈비뼈 골절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최원권 감독은 베테랑 홍철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면서도 “세징야가 없을 때 모든 선수들이 앞다퉈 리더가 되려고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홍철 역시 “선수들도 언제까지 세징야가 해주길 기대해선 안 된다. 당연히 세징야의 영향이 크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이날 잘 반영된 것 같다. 나도 선수들과 함께 축구를 즐기고 있고, 더 집중하게 된다”고 돌아봤다.
3연승을 질주하며 리그 4위에 안착한 대구는 여전히 치열한 중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한 경기만 놓쳐도 순식간에 파이널 B로 떨어질 수 있다. 마침 대구의 다음 상대는 2위 포항 스틸러스(15승11무4패 승점 56)다. 홍철은 “포항은 제일 좋은 축구를 하고 있는 까다로운 팀”이라면서도 “다음 경기는 우리 홈이고, 흐름이 나쁘지 않다. 4연승은 물론, 5연승 등 계속 이어가서 파이널 A에 남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