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을 떠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은 여전히 친정팀을 응원했다. 특히 “남은 평생을 지켜볼 것”이라는 멘트와 함께 충성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는 지난 19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케인의 질의응답을 전했다.
현지에선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1억 유로(약 1420억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을 떠나 뮌헨 유니폼을 입은 케인을 향해 친정팀과 관련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특히 케인은 최근 토트넘의 경기력에 대해 “환상적인 출발이다”라고 운을 뗀 뒤 “나는 항상 토트넘을 지켜보고 있으며, 남은 평생 토트넘을 지켜볼 것”이라는 답변을 남겼다.
실제로 엔지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과 함께 새 시대를 맞이한 토트넘은 EPL 개막 후 첫 5경기에서 4승 1무를 거두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당초 우려를 안은 케인의 공백은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등의 맹활약으로 채우고 있는 모양새다.
케인은 이어 “(토트넘)팬들도 이 기세를 이어갈 것이라 확신한다. 중요한 경기가 예정돼 있으니 시즌 동안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오는 24일 아스널과의 시즌 첫 북런던 더비를 앞뒀다.
한편 상대인 맨유 역시 이번 이적시장 케인 영입 레이스에 참전한 팀이다. 당초 6월까지만 해도 케인의 맨유행이 먼저 언급됐고, EPL 최다 득점 기록(1위 앨런 시어러 260골)을 바라보는 케인이 국내에 잔류할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이적설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케인을 품은 건 뮌헨이었다. 맨유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복잡한 인수 협상 문제로 ‘케인 레이스’에서 뒤처졌다. 그사이 뮌헨이 자연스럽게 폴 포지션(경주의 선두)을 차지했고,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과의 까다로운 협상 끝에 케인을 품었다. 그런 케인이 UCL 첫 상대로 맨유를 만나는 기묘한 대진을 앞둔 셈이다. 이에 케인은 “분명히 몇몇 구단과 이야기가 오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뮌헨은 내가 정말 관심을 갖고 흥분한 팀이었다”라고 전했다.
특히 케인은 “뮌헨의 오퍼가 들어온 뒤 다른 논의는 많지 않았다. 그리고 토트넘과 뮌헨이 대화를 나눴고, 계약이 성사됐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나는 이곳(뮌헨)에 집중한다. 맨유 역시 훌륭한 좋은 클럽이다. 나는 그저 뮌헨에 오기로 결정했고, 굉장히 행복하다”라며 모든 구단에 존중을 드러내는 발언을 남겼다.
한편 비슷한 시기 토트넘이 케인을 재영입할 수 있는 ‘바이백’ 조항을 지녔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20일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다니엘 레비 회장은 토트넘이 케인을 재영입할 수 있는 바이백 조항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케인을 놓아준 것에 대해 토트넘 팬들의 비난을 받은 레비 회장은 지난밤 열린 팬 포럼에서 ‘해리 케인에 대한 바이백 조항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때 레비 회장은 ‘물론이다’라고 답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바이백 옵션 금액 및 방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매체는 “지난 8월 초 케인이 토트넘을 떠난다고 발표했을 때, 그는 향후 토트넘으로의 복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라면서, 당시 케인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작별 인사는 아니다’라는 멘트에 주목했다.
물론 당장 토트넘이 케인의 재영입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케인은 뮌헨과 2027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었다. 레비 회장이 주장한 ‘바이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만큼 정확한 복귀 시점에 대해선 알 수 없다.
이와 별개로 케인은 뮌헨에 입성 후 공식전 4경기 4골을 넣으며 순항하고 있다. 21일 열리는 맨유와의 UCL 경기에서도 뮌헨 유니폼을 입고 특유의 골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