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싱시티그룹은 22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베서더 서울에서 레전드 올스타전 홍보 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내달 2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한국, 이탈리아, 브라질 전설들이 모여 이벤트 매치를 치른다.
앞서 한국에 방한한 말디니는 “나폴리가 정말 이상하게도 너무 잘하는 데 있어 김민재가 큰 역할을 한 것을 잘 알고 있다. 김민재를 보면 체력이나, 정확도가 너무 좋은 걸 이미 알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눈여겨보고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잘하기 힘든 걸 나도 잘 아는데, 이탈리아에서 잘하는 걸 보며 놀랐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고, 곧장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했다. 안정적이면서도 터프한 수비로 이탈리아 무대를 장악했다. 시즌 내내 나폴리 주전으로 활약한 그는 이탈리아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상을 거머쥐었고,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김민재의 활약을 지켜본 토티는 “나도 말디니처럼 김민재를 보며 놀랐다. 나폴리가 잘한 것 중 하나가 김민재를 영입한 것이다. 2년 동안 선수들이 적응하는 기간인데, 너무 빠르게 적응한 것에 놀랐다. 적응하는 실력을 보고 저 선수는 대단하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겠구나 생각했다”며 입을 모았다.
▲다음은 이탈리아·한국 레전드와 일문일답.
-레전드 올스타전에 참석하는 소감.
최진철-무엇보다 이런 행사에 참석하게 돼 향수를 느낄 수 있어 긴장되고 즐겁다. 많은 선수들과 한 운동장에서 뛸 기회를 가질 날이 얼마 되지 않을 것 같다. 후배들하고 같이 경기한다는 자체가 좋은 부분이다. 옛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탈리아, 브라질 선수들과 경기할 수 있다는 게 즐겁다.
안정환-이런 좋은 자리가 있어 굉장히 기분이 남다르다. 다시금 죽기 전에 이런 세계적인 스타들과 경기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좋은 자리가 마련돼서 선수 때로 돌아간 것 같다. 긴장도 되고 설렘도 있다. 말디니와 토티는 내가 플레이하는 걸 보면서 꿈을 꾸고 세리에 A를 진출하고 싶었다. 함께 뛰었던 영광스러운 시절을 생각하니 울컥한다. 이런 훌륭한 레전드들을 볼 수 있어 기쁘다. 축구 인생에 있어 다시 한번 좋은 날이 찾아온 것 같다.
말디니-나와 토티가 다시 오게 돼 행복하고 감사하다. 10월에 다시 경기를 뛰게 돼 감사하다.
토티-한국에 오게 돼 감사하고 기쁘다. 두 선수(안정환·최진철)가 말한 내용은 못 알아들었지만, 좋은 내용으로 이해했다.
-레전드 매치까지 한 달이 남았는데, 몸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최진철-그동안 개인적으로 몸 관리를 잘한다고 생각하고 해왔다. 분위기를 보니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더 좋은 모습, 예전 선수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준할 수 있도록 많이 준비하겠다. 무엇보다 나이가 있어서 많은 준비는 아니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
안정환-아시다시피 나는 몸 관리는 틀린 것 같다. 안 될 것 같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 건데, 나뿐만 아니라 토티, 말디니도 세월을 비껴가지 않은 것 같다. 다 같이 늙은 것 같다. 은퇴하고 축구화를 신은 적이 없어서 걱정되지만, 최선을 다해서 최대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그런데 이미 몸 관리는 틀린 것 같다.
말디니-안타깝게도 나는 무릎 부상이 있어서 7~8년 동안 축구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경기를 위해 많이 준비했다.
토티-나는 언제나 준비가 됐다.
-2002 월드컵 때 4명이 모두 뛰었는데, 당시 서로의 플레이를 평가한다면.
말디니-아픈 기억이지만,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그 기억이 있었기에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토티-정말 멋있고 어려운 경기였다. 둘 다 멋있게 뛴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안정환-굉장히 이탈리아는 당시에 두려운 존재였다. 세계 최고의 팀이었다. 국민이나 모든 하늘의 기운이 우리에게 있어서 승리한 것 같다. 축구가 그런 것 같다. 약팀이 강팀을 잡았을 때 가장 팬들이 열광하고 기뻐하는 것 같다. 축구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이탈리아를 이긴 것은 축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다. 당시 스쿼드를 보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있었다. 그들과 함께 뛴 것만으로도 죽을 때까지 기억에 남을 것이다. 축구선수로서는 행운이었다.
최진철-당시에만 해도 이탈리아는 개인적, 팀적으로 좋은 팀이었다. 그 팀을 우리가 이겼다는 것에 만족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뼈아팠다. 우리가 이겼다면 준비한 과정이나 간절함이 이탈리아보다 간절하지 않았나 싶다. 21년이나 지났지만, 두 선수가 어렴풋이 기억난다. 좋은 기술을 갖고 있고 좋은 모습을 많이 봐왔다. 이런 선수들을 보면서 스스로 발전할 계기가 됐다.
-토티는 AS로마, 말디니는 AC밀란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는데, 계속 남은 계기.
말디니-밀라노에서 살았고, 아버지도 밀란에서 뛰었다. 10살부터 밀란에서 뛰고 싶었고, 운이 좋게 영입됐다. 굳이 팀을 바꿀 필요가 없었다. 나는 밀란에서 뛸 수 있었던 것을 행복하게 여긴다.
토티-어렸을 때부터 로마 유니폼을 입는 게 내 꿈이었다. 운이 좋게도 로마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고, 쉽지 않았으나 팬들의 사랑을 오랫동안 받았다.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로마에 끝까지 있었다.
-레전드 매치에서 득점 후 어떤 세리머니를 할 것 인지.
안정환-일단 골을 넣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 최선을 다하겠지만, 아직 준비한 건 없고 그때 가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한 달 정도 나았는데, 골을 못 넣을 것 같다. 뛸 수 없는 나이가 됐다. 만약 골을 넣을 수 있는 행운이 온다면, 다시 반지 세리머니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토티-장난기를 담아서 덤블링을 두 번 할까 했는데, 나이를 생각해서 자제해야 할 것 같다. 골을 넣고서 생각하겠다.
-안정환이 골든볼을 넣었을 때, 그 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말디니-월드컵 골이니 당연히 생각난다. 골든볼이라 더 생각난다. 딱 넣는 순간 ‘내 커리어는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츠 세계에서는 아픈 결과도 감내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는 이런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
-한일 월드컵 경기 전에 토티는 ‘한국에 1골을 넣으면 이길 수 있다’는 발언을 했는데. 기억난다면 설명할 수 있을지.3
토티-그때 당시에는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뼈아픈 기억이라고 생각한다.
-K리그도 레전드 매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최진철-앞으로 K리그도 변화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팀을 거쳐왔던 레전드를 예의에 관한 부분, 한 번씩 축구 팬에게 레전드를 보여주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아직 미흡하지만, 점차 변화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김민재의 활약과 나폴리의 우승을 어떻게 봤는지.
말디니-나폴리가 정말 이상하게도 너무 잘하는 데 있어 김민재가 큰 역할을 한 것을 잘 알고 있다. 김민재를 보면 체력이나, 정확도가 너무 좋은 걸 이미 알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눈여겨보고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잘하기 힘든 걸 나도 잘 아는데, 이탈리아에서 잘하는 걸 보며 놀랐다.
토티-나도 말디니처럼 김민재를 보며 놀랐다. 나폴리가 잘한 것 중 하나가 김민재를 영입한 것이다. 2년 동안 선수들이 적응하는 기간인데, 너무 빠르게 적응한 것에 놀랐다. 적응하는 실력을 보고 저 선수는 대단하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겠구나 생각했다.
-후배들 경기들 보다가 내 예전 시절이 떠오른다는 선수가 있는지.
최진철-어떤 선수가 비교된다고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다. 무엇보다 기술적으로 현재 선수들이 많이 향상됐다. 나 역시도 어느 부분에서는 어떤 선수한테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다. 선수들을 보면서 내가 느끼는 부분은 좀 더 옛날로 돌아갔을 때 저만한 실력을 가질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안정환-대표팀이나 아시안게임 선수들도 있고, U-20 선수들도 많이 지켜봤다. 모든 선수 개인 기량이 많이 발전했다. 한국축구가 굉장히 기술적인 면에서 발전했다고 본다. 예전보다 개인 능력, 경기 이해도, 축구 지능이 많이 발전했다. 예전보다 개인의 능력이 좋아졌다. 그 어느 선수가 나와 비슷하다기 보다 모든 선수가 나보다 훌륭한 능력, 경기를 보여주고 있어서 선배로서 기쁘다.
말디니-각자의 커리어와 컬러가 있다고 생각한다. 후계자로 생각했을 때는 떠오르는 선수가 없다. 각자 분야가 다르다.
토티-후계자를 찾는 건 정말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른 분야라고 생각한다. 필드에서 다른 말디니를 찾는 것이 내 희망이다. 다른 말디니를 찾는 것은 내 꿈이고 희망이다.
-나이 때문에 몸 관리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는데,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는.
최진철-축구가 전체적으로 몸을 사용하는 운동이기에 체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40중반~50초반이다 보니 몸을 만드는 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좋아질 거로 생각한다. 내 파트너인 김태영 감독이 운동을 더 하고 왔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많이 힘들기 때문이다.
안정환-은퇴한 지 너무 오래됐다. 예전처럼 보여줄 수 없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남일 감독도 참여하는데, 준비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기대가 된다. 내가 제일 걱정이다. 5분 이상 못 뛸 거 같다. 무릎 상태가 안 좋고 배가 많이 나왔다. 최대한 채찍질하면서 준비를 잘 하도록 하겠다.
-2002 월드컵 16강전에서 이천수가 말디니의 머리를 발로 찼는데, 그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말디니-그렇게까지 기억은 잘 안 난다. 경기에서는 여러 일이 많이 생긴다. 굳이 이천수가 지금까지 내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
-현역 시절 골 중에서 재현하고 싶은 명장면이 있다면.
안정환-앞서 말씀드렸지만, 골을 넣을 수 없을 것 같다. 최선을 다하겠지만, 골은 솔직히 주워 먹든 어떻게 넣든 다 최고의 기쁨을 준다. 나는 개인적으로 나와 스타일이 정반대인 토티 선수의 플레이를 좋아했다. 내가 기지지 않은 부분을 가졌기 때문이다. 토티처럼 중거리 슈팅으로 넣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토티-45분을 잘 뛰는 게 목표다. 그 체력을 다해 뛰는 게 가장 큰 목표다.
-25일 월요일부터 티켓팅이 시작되는데, 한국 축구 팬들에게 한 마디하자면.
최진철-예전 모습을 바란다면 무리다. 운동장을 찾아서 같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어울려 주셔서 많은 힘이 됐으면 좋겠다.
안정환-함께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또 다시 이런 레전드들과 한국에서 경기를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찬스라고 생각한다. 많이 찾아주시고 추억을 되살려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말디니-2002 월드컵보다 더 재밌는 경기를 만들 예정이다. 많은 분이 오셔서 다같이 즐겼으면 좋겠다.
토티-10월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오겠다. 한국 팬들이 수준급 실력을 지녔다는 걸 알고 있기에 최고의 실력을 갖춰 돌아오겠다.
▲ 다음은 레전드 올스타전 참가 명단
한국 레전드 명단
GK-이운재
DF-오범석, 최성용, 최진철, 김태영, 김치우
MF-김두현, 이을용, 김상식, 백지훈, 김형범, 김남일
FW-조재진, 안정환
이탈리아 레전드 명단
GK-마르코 아멜리아
DF-파울로 말디니, 파비오 칸나바로, 마르코 마테라치, 크리스티안 자카르도, 마시모 오도, 마르코 카세티, 안드레아 바르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