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남자 단식 탈락 후 라켓을 부수고 상대 선수와 악수까지 거부해 비난을 산 권순우(112위·당진시청)가 복식에서 메달 도전에 나선다.
대회조직위원회는 26일 오후 다음날 남녀 테니스 단식 및 복식 일정을 발표했다. 권순우(왼쪽)와 홍성찬. 사진=연합뉴스
권순우는 홍성찬과 짝을 이뤄 27일 오후 2시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남자 복식에 나선다. 이번 대회 복식 첫 경기로 상대는 일본의 하자와 신지-우에스기 카이토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권순우는 안정적인 ATP 투어 생활을 위해 금메달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단식에서 충격패를 당해 탈락했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권순우는 지난 25일 단식 2회전에서 태국의 카시디트 삼레즈(636위·태국)에게 1-2(3-6, 7-5, 4-6)로 졌다.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낮은 선수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한 것이다.
문제는 경기 후 터졌다. 권순우는 패배의 충격 탓인지 경기가 끝나자마자 라켓을 코트에 내리찍었다. 무려 10차례나 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분풀이했다. 관중석에선 야유가 쏟아졌고, 고함치며 항의하는 팬들도 있었다. 25일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 권순우가 패배 후 라켓을 강하게 내려치고 있다. 사진=트위터 갈무리25일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 권순우가 패배 후 라켓을 강하게 내려치고 있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그뿐만이 아니다. 테니스는 경기 종료 후 상대 선수와 네트를 사이에 두고 악수한다. 권순우는 네트 근처로 향하지도 않은 채 자신의 짐을 챙기러 갔다. 상대 선수가 악수를 청하러 다가왔지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상대 선수였던 삼레즈가 분위기를 잃자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거나 화장실에 가서 10분 동안 돌아오지 않는 등 비매너적인 행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남자 테니스 권순우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식 패배 후 라켓을 내려친 행동을 보도한 홍콩차이나포스트. 부서진 테니스 라켓과 함께 왼쪽 가슴에 새겨진 태극기가 눈에 띈다. 사진=홍콩차이나포스트 캡처
그러나 어떠한 행동도 권순우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없다. 패배에 대한 충격이든, 자신에게 실망한 영향이든 국제대회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으로 논란을 부추겼다.
권순우의 행동은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권순우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두 차례 우승한 선수다. 국제 무대 경험이 풍부한 데도, 상대의 심리전에 휘말려 비난을 자초했다. 간혹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을 때 라켓을 부수는 선수도 있지만, 악수를 거부한 건 분명 상대를 무시한 처사다. 실력과 매너 모두 졌다.
결국 권순우는 26일(한국시간) 오후 대한체육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테니스 단식 2회전 카시디트 삼레즈(636위·태국) 선수와의 경기 종료 직후 국가대표 선수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국가대표 경기를 응원하는 모든 국민과 관중분께 진삼으로 사과드린다. 저의 무례한 행동으로 불쾌함을 느꼈을 삼레즈 선수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 죄송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