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도 “(기존) 별명이 지루해질 때쯤 하나씩 (새로) 나오는 것 같다. 긍정적인 별명인 것 같아 너무 기쁘다. 별명에 ‘코리아’가 들어가는 만큼 외국에 (한국을) 알릴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어떻게 보면 정말 오랫동안 세계 최고 감독님이 실력으로 언급해 준 것에 영광으로 생각했다. 자신감을 얻고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름을 정확하게 알지 못해 생긴 해프닝이긴 했지만, 명장이 콕 집어 거론할 만큼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코리안가이가 황희찬의 새로운 별명으로 붙을 수 있었던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였다.
실제 황희찬은 이번 시즌 EPL 5골, 리그컵 1골 등 벌써 6골을 넣었다. EPL 득점도, 시즌 득점도 개인 커리어 하이 타이기록이다. EPL 득점 랭킹에선 엘링 홀란(맨시티·8골) 손흥민(토트넘) 알렉산데르 이사크(뉴캐슬·이상 7골)에 이어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공식전 5경기 중 무려 4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그야말로 맹렬한 기세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체제에서도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3월엔 부상으로 빠졌지만, 6월과 9월엔 모두 소집돼 4경기 중 3경기를 선발로 나섰다. 득점은 없었지만, 엘살바도르전에선 어시스트로 공격 포인트도 쌓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황희찬을 측면에 두고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뿐만 아니라 과감한 슈팅을 통한 득점 루트를 기대하고 있다.
황희찬은 공격수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다른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대부분 100%가 아니라는 점에서 황희찬에 거는 기대는 더 크다. 실제 손흥민은 소집 후 제대로 훈련조차 하지 못할 만큼 사타구니 부상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역시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최근까지 아시안게임 강행군을 소화한 터라 체력이 온전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A매치에서도 골이 터진다면, 황희찬의 기세는 더욱 가파르게 이어질 수 있다. 소속팀 복귀 후 상승세는 물론이고 클린스만호 핵심으로 완전히 자리 잡게 된다. 마침 A매치를 무대로 골을 넣을 때도 됐다. 황희찬의 A매치 득점은 지난해 12월 포르투갈과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한국의 16강을 이끌었던 골이 마지막이다.
황희찬도 이제는 공격 포인트에 대한 욕심을 품고 있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친다는 뜻이다. 황희찬은 “목표는 팀이 무조건 승리하고, 좋은 경기력까지 보이는 게 최우선”이라며 “공격수인 만큼 골이나 어시스트 등 팀에 도움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골로 연결되는 장면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석 기자 clea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