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고(故) 박종환 감독의 별세를 애도하는 추모 메시지를 12일 대한축구협회에 공문으로 보내왔다.
인판티노 회장은 “한국 대표팀과 U-20 대표팀, K리그 클럽 등을 이끌며 오랜 기간 뛰어난 지도자로 한국축구 역사에 기여했던 고인이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전 세계 축구인들을 대표해 유가족과 그를 사랑했던 모든 분에게 위로를 전한다. 이 메시지가 슬픔에 젖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의 평화와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 그가 남긴 족적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7일 향년 85세의 나이로 별세한 박종환 감독은 1938년 황해도 웅진에서 출생, 1945년 월남해 강원도 춘천에서 정착한 뒤 춘천중학교에서 축구선수의 길을 걸었다. 그는 춘천고·경희대를 거쳐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됐고 1960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 청소년 축구대회(아시아축구연맹 20세 이하 챔피언십 전신)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박종환 감독은 1966년 서울 단국공고 지휘봉을 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당해 합도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성남고·유신고 등 감독으로 활약했다. 1976년 서울시청에선 12년 동안 우승 17회·준우승 9회 등 눈부신 성과를 냈다. 이 시기 심판 자격증도 취득해 1979년까지 국제심판으로도 활약하기도 했다.
1980년에는 20세 이하(U-20) 청소년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전신) 4강 신화를 이끌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건 박종환 감독이 이끈 청소년 대표팀이 최초였다.
한국축구의 발전을 이끈 박종환 감독의 영결식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열렸다. 당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롯해 이회택 OB 축구회장·황선홍 24세 이하 대표팀 감독·조병득 KFA 부회장·한준희 KFA 부회장 등이 박 전 감독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튀니지와의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킥오프에 앞서 박종환 감독을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