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증인으로 참석해 2021년 6월 발생한 광주 학동 재개발 현장 붕괴사고의 원인이 회사에 있다면서 고개 숙였다.
이런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현산개발)은 국세청으로부터 10억원의 세금을 부과받고도 불복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6일 국정감사에서 학동 사고의 주된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시공관리를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시종 낮은 자세였다. 정 회장은 유독 현산개발이 복잡한 하도급 구조를 갖고 있다는 지적에도 "건설관리법에 따라서 그렇게 이뤄지면 안 되고, 우리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피해자나 사고당하신 분들에 상당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날 의도적으로 국감 증인 출석을 회피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해외 일정을 이유로 들면서 국민 앞에 서기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년에는 아시안컵 축구대회 유치하신다고 정무위와 국토위 국감 둘 다 안 나오셨다"며 "10월 17일 (AFC총회에서) 우리가 유치를 못했고, 국토위 종감은 10월 21일이었는데 참석했어야죠"라고 꼬집었다.
이에 정 회장은 "국감에 일부러 안 나오려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해명했다.
정 회장이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국세청은 현산개발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 끝에 계열사와의 부당 거래를 통해 세금을 회피했다고 결론짓고 법인세 10억원을 부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HDC그룹 계열사이자 그룹 내 공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사업체인 HDC랩스와 거래하면서 시장 가격 보다 비싸게 대금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과다 처리함으로써 세금을 줄였다는 것이 추징 이유다.
그러나 현산개발은 2017년에도 비슷한 건으로 세금을 추징당했다가 소송을 통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며 불복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