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도 대기록이 쏟아졌다. 한국 야구 대표 선수들은 관록을 증명했고, 새 시대를 이끌어 갈 신예 선수들도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대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는 지난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최종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소속팀 KIA의 7-1 완승을 이끌었다.
KIA는 이미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지만, 양현종은 2023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 팬들을 위해 등판했다. 무엇보다 지난 8시즌 동안 이어온 단일시즌 170이닝 돌파라는 기록을 연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전날(16일)까지 164이닝을 쌓았던 그는 7이닝을 채우며 목표를 달성, 이 기록을 연장했다. 이는 KBO리그 역대 최초 기록이었다.
‘생태계 교란종’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NC 에이스 에릭 페디는 지난 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NC의 2-0 승리를 이끌고 올 시즌 20승(6패) 째를 달성했다. 이 경기 1·2회 삼진 1개씩 솎아내며 올 시즌 200탈삼진도 돌파했다.
페디는 1996년 선동열(전 국가대표팀 감독)에 이어 37년 만에 20승-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투수가 됐다. 역대 5번째 기록이었다. 페디는 17일 마무리된 정규시즌에서 다승(20) 평균자책점(2.00) 탈삼진(209) 부문 1위에 오르며 3관왕을 달성했다.
‘끝판왕’ 오승환도 전인미답 대기록을 세웠다. 홈 최종전이 열린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가 4-3으로 앞선 8회 초 2사 뒤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세이브를 올렸다. 등판 첫 타자로 ‘동갑내기’ 추신수를 상대해 1루 땅볼을 유도했고, 9회는 볼넷 2개를 내주며 흔들리는 듯 보였지만,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박성한을 범타 처리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오승환의 개인 통산 400번째 세이브였다. 2014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일본·미국 무대에서 뛰고도 다시 나오기 힘든 대기록을 달성했다. 현재 KBO리그 통산 세이브 2위는 271개를 기록한 손승락(현 KIA 타이거즈 2군 감독)이다. 현재 20대 선수 중 최다 기록은 139개를 기록한 LG 트윈스 클로저 고우석이다.
한화 이글스 베테랑 불펜 투수 정우람도 2일 NC전에서 역대 최초로 통산 1000경기 등판 대기록을 세웠다. 2004년 4월 데뷔한 그는 KBO리그에서 18시즌 동안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를 두루 맡아 통산 197세이브·145홀드를 남겼다. 통산 최다 등판 2위는 901경기에 나선 류택현(은퇴)이다. 현역 투수 2위는 788번 등판한 LG 진해수. 정우람의 기록도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KIA 베테랑 타자 최형우는 6월 20일 한화전 4회 초 타석에서 2타점 홈런을 기록, 역대 최초 1500타점을 돌파했다. SSG 최정도 9월 6일 한화전에서 1356득점을 기록, 이 부문 역대 1위로 올라섰다.
젊은 선수들도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한화 2년 우완 투수 문동주는 4월 12일 광주 KIA전 1회 말 박찬호를 상대로 시속 160.1㎞/h 강속구를 꽂아 넣었다. 이 공은 역대 한국 선수 최고 구속이었다.
현재 리그 넘버원 투수로 평가받는 안우진(키움)은 5월 18일 두산 베어스전 5회 초, 박계범·양의지·양석환을 모두 3구로 삼진 처리했다. 3타자 연속 3구삼진은 역대 14번째 기록이었다. 올 시즌 신인 문현빈(한화)과 김민석(롯데)는 역대 7번째와 8번째로 고졸 신인 세 자릿수 안타 달성을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