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났다. 미국 종합격투기(MMA) 단체 UFC 전 헤비급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37·카메룬)와 WBC 복싱 헤비급 챔피언 타이슨 퓨리(35·영국)가 현시대 ‘최고의 주먹’을 가린다.
은가누와 퓨리는 오는 29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복싱 룰로 싸운다. 챔피언 벨트는 걸려 있지 않지만, 미국 CBS 스포츠는 둘의 대결을 두고 “올해 가장 큰 이벤트”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세계의 시선이 둘의 복싱 대결에 쏠려 있다. 은가누는 강펀치로 UFC 헤비급을 평정했고, 퓨리는 세계 복싱계 헤비급을 접수했다. 이번 맞대결은 지구상 가장 강한 자를 가리는 매치로 기대받고 있다.
은가누는 MMA 전적 17승 3패를 기록했다. 17차례 승리 중 판정으로 이긴 것은 단 한 차례다. 묵직한 주먹으로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모이는 UFC에서 챔피언 벨트를 둘렀다. 1m93㎝의 큰 신장에 120㎏에 육박하는 거구를 지닌 은가누는 헤비급 선수들 사이에서도 돋보이는 피지컬의 소유자다.
퓨리 역시 하드 펀처로 명성이 자자하다. 무패(33승 1무) 복서인 퓨리는 KO 승리만 24차례 기록했을 만치 무거운 주먹을 자랑한다. 퓨리는 복싱계 헤비급 최강자로 군림하던 디온테이 와일더(미국)와 세 차례 대결에서 2승 1무를 거두며 ‘으뜸’ 이미지를 굳혔다. 와일더에게 유일한 무승부와 패배를 안긴 인물이 퓨리다.
신체 조건에서 웬만하면 밀리지 않는 은가누지만, 퓨리 앞에서는 작아진다. 퓨리는 신장 2m6㎝에 120㎏이 넘는 헤비급 중 헤비급이다. 거구에도 회피력이 빼어나며 다운을 당해도 기어이 일어서서 상대를 때려눕히는 강한 정신력도 갖췄다.
이번 경기가 퓨리의 전장에서 이뤄지는 만큼, 승세는 한쪽으로 기울었다. CBS 스포츠에 따르면, 은가누의 승리 배당률은 +750이다. 100원을 걸면 750원을 딸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퓨리의 승리 배당률은 –1400이다. 100원을 따기 위해 1400원을 걸어야 하는 셈이다. 퓨리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지만, 팬들은 늘 상대를 잠재웠던 은가누의 ‘한 방’을 기대하고 있다.
은가누는 퓨리와 복싱 대결이 확정된 후 “지난 3년간 타이슨을 만나기 위해 기다렸다. 내 꿈은 최고의 복서가 되는 것이었다. 이번 경기에서 논쟁의 여지 없는 챔피언이 되겠다. 내가 타이슨을 링에서 만지면 그는 잠에 들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퓨리는 “은가누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펀치를 갖고 있을 거다. 하지만 그가 나의 펀치를 맞고 어떻게 반응할지 보자. 전 세계에 내가 현시대 최고의 파이터임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