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5차전을 앞둔 수원 KT위즈파크. 비가 그치는 그라운드를 보면서 이강철 KT 감독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우천 중단이 되면 안되는데...”
이날 KT는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두고 단판 승부를 펼친다. 1·2차전에서 패한 뒤 3·4차전에서 극적인 연승을 거두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 KT는 이날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국시리즈에 진출, 2021년 2시즌 만의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5차전에서 KT는 외국인 원투펀치 중 한 명인 웨스 벤자민을 선발 마운드에 올린다. 올 시즌 29경기에서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의 준수한 성적으로 다승 2위를 기록한 벤자민은 지난 2차전에서 비교적 준수한 투구를 펼쳤음에도 5이닝 3실점 패전 투수가 된 바 있다. 5차전에서 설욕을 다짐한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바로 ‘우천 취소’다. 이날 수원엔 오전부터 비 예보가 있었다. 오전부터 많은 비가 내려 그라운드를 적셨고, 정오 들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오후에 다시 비 예보가 있다. 우천 취소가 될 확률도 있지만, 최악의 경우엔 2시에 경기가 시작돼 도중 중단되는 일도 맞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KT는 엄청난 손해를 본다. 경기 도중 우천 취소가 되면 벤자민의 투구는 자동 취소된다. 하지만 힘을 소모한 상황에서 벤자민이 이튿날(6일) 경기에 나설 확률은 극히 희박해진다. KT로선 벤자민 카드를 소득 없이 소모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한다. 반면, NC는 5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에릭 페디라는 ‘리그 MVP급’ 카드를 쓸 수 있다. KT로선 불리하다. 중단 후 재개도 벤자민의 식은 어깨를 고려한다면 달갑지 않은 결정이다.
이강철 KT 감독도 이를 우려했다. 이 감독은 “상대는 이후에 나올 확실한 카드가 있지만, 우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3차전 선발 고영표도 있지만 고영표 역시 사흘 휴식 후 등판하게 되는 상황이라 쉽지 않다. 비가 올 거면 차라리 경기 전에 취소 결정이 나고, 이튿날 연기된 경기에서 벤자민 선발-고영표 불펜 카드를 꺼내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감독은 “오후 3시에도 비 예보가 있다는데..”라고 걱정한 뒤 “KBO가 잘 판단해서 (결정을) 내려줬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은 4차전과 동일하게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