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인성의 재발견이다. 화려한 수트나 꾸며진 모습이 아닌, 수수한 옷차림으로 요리를 만들고 손님을 응대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아르바이트생으로 온 게스트들과 좋은 케미를 이룬다. tvN ‘어쩌다 사장’ 시리즈에서 조인성이 보여주는 모습들이다.
조인성은 지난 2021년 2월 방송한 ‘어쩌다 사장’ 시즌1에 차태현과 함께 합류했다. 그에게 ‘어쩌다 사장’은 첫 고정 예능이다. 2000년 드라마 ‘학교3’로 데뷔한 조인성은 2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활동한 만큼 예능에도 자주 출연했다. 다만 잠깐 출연하는 게스트였을 뿐 고정 출연은 아니었다.
올해만 영화 ‘밀수’부터 디즈니 플러스 ‘무빙’까지 배우로서 흥행하는 작품을 2개나 만나고 고정 예능 출연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조인성이다. 사실 배우들에게 예능 고정 출연은 양날의 검이다.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예능인’으로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버리면 추후 작품을 선택할 때 제한되거나 자칫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깨트리기도 한다.
현재까지 조인성에게 ‘어쩌다 사장’ 고정 출연은 ‘실’보다 ‘득’이 더 많아 보인다. ‘어쩌다 사장’ 기본 포맷은 마트 영업. 시즌3부터는 스케일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부에 있는 항구도시 몬터레이의 한인 가게로 규모를 넓혔다. 조인성의 주된 임무는 요리.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조인성은 ‘어쩌다 사장’에서도 수준급의 요리 실력을 자랑했다.
특히 조인성표 대게라면은 ‘어쩌다 사장’ 시즌1부터 꾸준히 사랑받아 왔는데, 그 인기에 힘입어 최근엔 ‘대게라면’이 실제로 출시되기도 했다. 또한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한 직원들을 한 명씩 불러 식사를 챙기고 격려하는 것도 조인성의 몫이다. 상황 적응 능력도 뛰어나다. 대게 라면을 주문한 주민들에게 가격이 적당한지를 물어보고, 한식을 어디서 먹을 수 있는지 조언을 구하는 등 낯선 타지에서도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조인성표 너스레는 덤이다. 조인성이 미국에서 50년 넘게 거주하고 있다는 한국 어르신에게 “마흔 밖에 안 되셨는데 어떻게 50년이에요?”라고 한 멘트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2화 최고의 순간으로 꼽힌다. 매 회차마다 다양하게 등장하는 게스트들과 좋은 케미를 이루는 것도 조인성의 매력이다. 시즌3에서는 ‘무빙’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한효주와 묘한 핑크빛 분위기를 자아내고, 윤경호와는 티격태격 형제 케미를 보이며 소소한 웃음을 안긴다.
아쉬운 점도 있다. 최근 시즌3 시그니처 메뉴인 김밥을 만드는 과정에서 조인성을 포함해 출연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하는 등 위생 논란이 불거진 것. 하지만 현재 2화까지 방송된 ‘어쩌다 사장3’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최고 시청률 6.6%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사전 제작으로 진행된 만큼 이후 대처 방법을 어떻게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조인성이 ‘어쩌다 사장3’으로 좋은 이미지를 계속 구축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