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KS 5차전에 앞서 "우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 경기만 이기면 끝난다는 생각뿐이다. 승리에 포커스를 맞췄다. 선수들에게 '1승 남았다. 전력을 다해 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시리즈 1차전에 패한 LG는 2~4차전을 모두 승리, 3승 1패로 29년 만에 KS 우승을 눈앞에 뒀다. 5~7차전 중 한 경기만 이기면 돼 유리하다.
오지환은 시리즈 내내 가공할만한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4경기 타율이 0.400(15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1.067)과 출루율(0.500)을 합한 OPS가 1.567에 이른다. 2~4차전까지 매경기 홈런을 쏘아올려 KBO리그 역대 단일 KS 사상 첫 3경기 연속 홈런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3차전에선 패색이 짙던 9회 초 2사 후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키기도 했다.
LG의 KS MVP에는 특별한 '부상'이 주어진다. LG는 고(故) 구본무 전 LG 그룹 회장이 KS MVP에게 줄 계획으로 1998년 해외 출장 중 고가의 R 시계를 구매했다. 먼지 쌓인 시계의 주인공이 나타날지 팀 안팎의 관심이 큰데 선두주자는 오지환이다. 그는 "주시면 감사하지만, 이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동원이가 받을 확률도 있다"며 웃었다. 박동원의 KS 성적은 0.385(13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 결국 중요한 건 '우승'이다. 프로 입단 동기로 이미 KS 우승을 맛본 허경민·정수빈(이상 두산 베어스) 박건우(현 NC 다이노스) 등을 생각하면 더 간절하다.
오지환은 "MVP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친구들이 경험한 우승을 난 해보지 못했다. 우승을 갈망하고 있다"며 "3차전에서 홈런 친 영상을 한 번도 보지 않고 있다가 어제 쉬는 날에 봤다. 더그아웃에서의 분위기와 팬들의 반응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 경기를 뛰는 순간에는 집중하고 있어서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지환은 어느덧 팀을 대표하는 베테랑이다. KS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는 "후배들에게 강한 LG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충분히 할 수 있고, 이런 것들을 많이 전파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