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가 드디어 완전체로 변신했다. 마지막 조각 안영준(28)의 합류로 2021~22시즌 챔피언의 모습을 되찾았다.
SK는 지난 18일 수원 KT전에서 102-87로 승리했다. SK가 세 자리 수 득점을 낸 건 이번 시즌 처음이다.
시즌 전만 해도 SK는 우승 후보로 꼽혔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김선형, 최근 4시즌 동안 외국인 MVP 3회를 수상한 자밀 워니에 지난 챔피언결정전 MVP 오세근까지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했다. 최준용(부산 KCC)이 이적한 걸 고려해도 SK는 '역대급' 스타 군단이었다.
기대와 달리 첫 출발이 좋지 못했다. 18일 경기 전까지 10경기에서 SK는 평균 81.1점(7위)에 그쳤다. 최근 3시즌 동안 1위로 장기였던 속공도 평균 4.9개(3위)로 선두 원주 DB(6.5개)에 크게 밀렸다. 기대했던 오세근은 평균 5.6점(야투 성공률 31%) 5리바운드에 그쳤다. 지난해 평균 16.3점을 올렸던 김선형도 이 기간 11.7점으로 주춤했다. 30대 중반 선수들이 주축이어서 체력 문제에도 시달렸다.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일정을 동시 소화하는 가운데 베테랑들의 부진이 장기화했다.
통합 우승의 주역이었던 안영준이 필요한 때였다. 그는 군 입대 전인 2021~22시즌 평균 14.5득점 4.7리바운드 2.2어시스트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하고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선배들에게 모자랐던 에너지를 그가 만들어냈다. 안영준이 없었던 지난 시즌 SK는 베테랑들의 분전으로 버티며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으나, 안양 정관장에 우승을 내줬다.
절실했던 안영준이 드디어 돌아와 팀을 구했다. 안영준은 18일 KT전에서 3점 슛 3개를 포함해 16득점을 꽂았다. 입대 전 급성장하던 슛 능력이 이날도 통했다. 그는 상무가 아닌 상근 복무를 했기에 경기 감각이 떨어졌을 거라 유려했지만, 개인 훈련을 통해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안영준은 팀 전체를 살렸다. 워니(26점 14리바운드) 오세근(20점 11리바운드) 허일영(20점) 김선형(11점 11어시스트) 모두 고른 활약을 펼쳤다. 그동안 풀리지 않던 공격 스페이싱이 달라지면서 비로소 SK다운 농구가 실현되기 시작했다. 속공 7개로 16점을 뽑았다. 같은 날 역시 상무에서 돌아온 허훈(26점)이 맞상대였지만, 안영준이 가장 빛났던 이유다.
안영준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오랜만에 출전해 많이 긴장됐다. 형들이 많이 도와줘 이길 수 있었다"며 "군대 가기 전 몸무게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부족했던 미드레인지 공격, 3점 슛 감각을 잊지 않으려 했다"고 전했다.
그는 "(오)재현이나 (김)선형 형이 같이 뛰다 보면 상대가 슬라이스를 계속한다. 그래서 공격 시 공간들이 많이 좁혀졌다. 형들도 내가 들어오면 그런 어려움이 해결될 것이라 많이 기대했다고 했다. 오늘은 그런 부분이 잘 해결돼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영준의 합류로 SK는 주축 선수들과 속공 농구를 살리는 데 성공했다. 2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팀을 올렸던 전희철 SK 감독이 비로소 팀을 계획대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18일 기준으로 3위 SK와 선두 DB와 승차는 4경기. 선두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