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그룹 라이즈 멤버 승한이 활동을 중단했다. 데뷔를 앞둔 베이비몬스터의 아현도 데뷔가 불발됐다. 두 사람은 우리나라 대형 기획사의 그룹들인 터라 일찍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활동 멤버에서 제외된 것만으로도 큰 관심이 쏠린다. 각각 사생활 논란, 건강 상의 이유를 들었는데 과거 다른 그룹들과 비교해 추후 합류 여부 여지를 남긴 것을 두고 주가, 팬덤 등 복잡한 이슈가 얽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생활 이슈로 논란이 된 라이즈 멤버 승한은 최근 활동을 중단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지난 22일 “승한은 심적 부담과 책임감을 느껴 깊은 고민 끝에 팀을 위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당사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승한은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연습생 시절 사적으로 촬영한 영상과 각종 사진들이 유출돼 물의를 빚었다. 다만 SM은 승한의 탈퇴가 아닌 활동 중단 소식을 전하면서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7년 만에 선보이는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데뷔조 아현도 데뷔가 끝내 불발됐다. YG의 설명은 건강 상의 이유다. 지난 15일 YG는 “아현은 건강상의 이유로 신중히 논의한 끝에 당분간 휴식에 전념하기로 했다”며 “아현이 충분히 회복하고,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현은 앞서 올해 1월 베이비몬스터 후보로 공개된 후 뛰어난 비주얼과 실력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리틀 제니’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YG 또한 SM처럼 아현의 복귀 시점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들의 활동 중단 발표는 관련 이슈가 불거진 후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승한의 사생활 논란은 데뷔 전인 지난 8월 제기됐는데 당시 SM은 “(승한이) 팬분들을 실망시켜 드리고 팀에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당사는 앞으로 라이즈가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더욱 면밀히 관리하고 지원하겠으며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현 또한 지난 7월 베이비몬스터의 공식 SNS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데뷔 불발설이 불거졌는데 4개월이 지나서야 입장을 내놨다. 더구나 오는 27일 데뷔를 10여 일 남긴 시점이다. 이는 각 기획사들이 이들의 활동 중단을 그만큼 고심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그간 아이돌 그룹의 경우 사생활 문제가 불거진 후 이른바 ‘빠른 손절’ 또는 곧바로 멤버 탈퇴로 이어졌다. 지난해 그룹 원어스의 멤버였던 레이븐은 전 여자친구에 대한 폭언과 협박 의혹이 불거졌다. 소속사인 RBW는 논란 약 2주 만에 레이븐 탈퇴를 공식화했다. 지난 2021년 SM 소속이었던 그룹 NCT의 멤버 루카스는 과거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한 한 누리꾼이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폭로해 사생활 논란에 휘말렸는데 결국 지난 6월 팀을 탈퇴했다. 루카스의 경우 논란이 불거진 후 1년 9개월 여 만이었으나, 당시 SM은 활동 중단이 아닌 탈퇴로 못을 박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SM과 YG가 승한과 아현에 대해 다소 모호한 입장을 내놓은 것을 두고 일각에선 각 기획사들이 주가 등에 대한 영향을 고려한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했다. 그도 그럴 것이 라이즈와 베이비몬스터는 각 사들의 차세대 대표 아이돌인 동시에 가장 주요한 수익원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터. 지난 9월 데뷔한 라이즈는 SM이 엑소를 잇는 SM 간판 보이그룹으로 야심차게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베이비몬스터는 블랙핑크 이후 YG가 7년 만에 발표하는 그룹으로 YG 수장 양현석 전 총괄프로듀서가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SM은 시세조종 의혹에 휩싸인 카카오발(發) 사태, YG는 보복협박 혐의를 받는 양 전 총괄프로듀서와 블랙핑크 재계약 이슈 등의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태다. 더구나 최근 엔터주들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악재도 겹쳤다. 한 가요 관계자는 “승한과 아현의 활동 중단 발표는 기획사들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초반에 활동 중단을 발표해 나중에 더 큰 리스크를 떠앉게 될 수 있는 위험을 줄이려는 판단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미 형성된 팬덤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라이즈와 베이비몬스터는 데뷔 전부터 그룹뿐 아니라 각 멤버들에 대한 관심도 무척 높았다. 아이돌의 인기 척도인 팬덤을 소속사가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 결국 향후 복귀가 안타깝게 무산된다 하더라도 탈퇴보다는 활동 중단 발표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팬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승한과 아현의 경우는 이미 팬층이 형성됐다. 이들의 활동 불참은 팬들에 실망을 안기고 소속사의 관리소홀 지적 또는 이른바 ‘탈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소속사 또한 팬들의 원성을 줄이기 위한 연착륙의 방법을 염두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