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의 무게감을 이겨내는 팀이 경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마지막으로 열리는 슈퍼매치를 앞두고, 두 팀의 사령탑은 나란히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염기훈 수원 삼성 감독대행은 “2주 전부터 준비를 했다. 이번 경기는 지난 경기와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과 수원은 25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올 시즌 네 번째이자, 마지막 슈퍼매치다. 앞선 3차례에선 서울이 모두 이겼다.
이날 경기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수원의 순위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수원이 지고, 같은 시각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강원FC와 수원FC의 경기에서 홈팀이 이기는 것이다. 그 경우 강원이 10위로 올라서고, 수원FC가 11위로 내려앉는다. 수원은 수원FC와의 격차가 여전히 3이기 때문에, 강등 ‘확정’은 아니다. 즉, 수원이 최종전에서 강원을 꺾고, 수원FC가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면 승점 동률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K리그는 득실 차가 아닌, 다득점을 우선으로 한다. 수원은 수원FC에 무려 9득점이나 뒤져 있다. 현실적으로 순위표를 역전하기란 쉽지 않다. 수원 입장에선 서울전 ‘승리’ 외엔 선택지가 없다.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마주한 염기훈 수원 감독대행은 “수원 팬분들이 원정석을 매진했다는 걸 선수들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2주 동안 준비했던 것만 보여주자고 얘기했다. 준비 과정은 상당히 좋았다”라고 전했다. 이날 원정팀 라커룸에서는 수원 선수단이 의지를 다지는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취재진이 이에 대해 묻자 “모든 선수가 자발적으로 훈련을 했다. 이번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마음가짐이 분명 어느 때보다 다르다. 2주 동안 준비하면서 선수들의 의지가 담긴 모습을 분명히 봤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염기훈 감독대행은 “이번 경기는 그 전의 3번과는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큰 경기 때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오늘 경기만 본다.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면, 믿음이 간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를 앞둔 심정에 대해선 “솔직히 이상하다. 떨리는 건 없다. 선수들의 모습 덕분에 긴장이 풀린 것 같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맞선 김진규 서울 감독대행은 “오늘 동기부여는 어느 때보다 확실하다. 월급날이기 때문”이라고 재치 있게 응수했다.
리그 7위의 서울은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순위를 확정했다. 다만 수원과 만나는 바람에 ‘자동 강등’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이에 김진규 감독대행은 “주위에서 자꾸 나에게 동기부여를 하려고 한다. 강원도, 수원FC 팬들도 무조건 우리가 이겨야 한다고 말한다”라면서 “나만 퇴장당하지 않으면 될 것 같다. 공격수들에게도 다양한 공격 포인트를 짚었다. 수원 수비진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서울은 홈 팬들 앞에서 ‘해피엔딩’을 꿈꾼다. 이날 경기는 서울의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다. 시즌 내내 흥행몰이를 이끈 서울은 이날 사실상 총관중 40만 명을 예약했다. K리그가 지난 2018년 유료 관중을 집계한 이래 총관중이 40만을 돌파한 건 서울이 처음이다. 18경기 기준 총관중은 39만4022명에 달하는데, 이미 예매 인원만 3만 명이다. 4년 전 첫 30만 돌파에 이어, 40만 돌파라는 신기록까지 썼다. 4년 연속 파이널 B라는 굴욕을 맛본 서울 입장에선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마지막 경기 승리를 노린다.
이어 김진규 감독대행은 ‘슈퍼매치’의 무게감에 대해 강조했다. 김 감독대행은 “이런 분위기를 즐길 줄 아는 스타 선수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고요한, 기성용, 오스마르를 선발로 내세웠다”라면서 “슈퍼매치의 느낌을 아는 게 중요하다. 나는 선수 시절 경고를 받고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나섰다. 오늘 선수들에게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경기 전 염기훈 감독대행과 대화를 나눈 김 감독대행은 “살이 많이 빠지신 것 같다. 많은 얘기를 하진 않았고, 힘내라고만 얘기했다”라고 돌아봤다.
김진규 서울 감독대행은 이날 윌리안·일류첸코·나상호·고요한·한승규·기성용·이시영·박수일·오스마르·김주성·백종범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에 맞선 염기훈 수원 감독대행은 이날 웨릭포포·안병준·바사니·이종성·고승범·아코스티·손호준·한호강·김주원·김태환·양형모를 내세운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