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아산 우리은행 박혜진(34·1m79)이 개인 통산 두 번째 트리플 더블을 달성했다. 공격 쪽에 특화된 슈터 박혜진에게는 트리플 더블이 좀체 달성하기 쉽지 않은 기록인데, 이번에는 박혜진의 기록을 위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한마음으로 응원했던 뒷이야기가 있다.
박혜진은 지난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 부산 BNK전에서 30분간 뛰면서 10점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2일 BNK전에서 첫 트리플 더블을 한 후 개인 통산 두 번째다. 이날 우리은행은 BNK를 84-66으로 크게 이겼다.
박혜진은 지난 시즌 우리은행이 통합 우승으로 승승장구할 때 개인적으로는 복잡한 심경이었다. 팀은 잘 나갔지만 자신은 부상으로 제몫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혜진은 지난 시즌 발바닥 부상으로 정규리그 35경기 중 26경기만 소화했고, 최근 7시즌 중 가장 낮은 평균득점(12.8점)을 기록했다.
베테랑 박혜진의 발바닥 부상은 재활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렸다. 그는 지난 비시즌 동안 부상 탓에 팀 훈련에 거의 함께하지 못했다. 시즌 직전에야 팀에 합류한 박혜진은 긴 머리카락을 중학생처럼 짧게 자르고 나타났다. 그만큼 올시즌 각오가 남달랐다. 그는 올 시즌 마치 신인처럼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4일 BNK전에서 22득점으로 활약한 우리은행의 최이샘은 박혜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혜진 언니가 비시즌 훈련 때 복귀를 앞두고 체육관에 들렀는데, 선수들이 언니를 보고 모두 울음을 터뜨렸다”고 설명했다. 최이샘은 이날 경기에서도 박혜진이 트리플 더블 달성 직전이라는 것을 미리 알아채고 일부러 박혜진에게 패스를 받으면 바로 슛을 쏘면서 어시스트를 적립하도록 마음을 썼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BNK를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전 슈터 박혜진을 벤치로 부르지 않았다. 위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상대팀인 BNK에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 “박혜진을 빼주려고 했는데 트리플 더블 기록이 달려 있어서 계속 뛰게 했다”고 말했다.
박혜진. 사진=WKBL 제공 우리은행은 BNK에 승리하면서 시즌 8승 1패를 기록, 청주 KB스타즈(7승 1패)를 밀어내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우리은행은 돌아온 베테랑 박혜진에 대한 팀원들의 애틋한 마음을 보여주면서 경기력만큼이나 단단하고 끈끈한 동료애를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