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이 폭설로 인해 휴식을 가졌음에도 경기력에서 완패하며 리그에서 첫 패배를 안았다. 김민재 역시 볼 경합에서 연이어 패배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뮌헨은 10일(한국시간)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끝난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4라운드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 1-5로 크게 졌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패배였다. 뮌헨은 지난달 30일 코펜하겐(덴마크)과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5차전 이후 열흘 가까이 휴식을 취했다. 폭설로 인해 리그 경기가 연기된 탓이다. 숨 바쁜 일정을 소화한 만큼, 꿀맛 같은 재정비 시간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너무 오래 쉰 탓일까. 뮌헨은 이날 경기 내내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아쉬움을 남기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특히 김민재는 지난달 25일 쾰른 전 이후 2주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는데, 역시 아쉬운 활약을 펼쳤다. 특히 지상 볼 경합에서 부진했다. 팀의 2번째 실점 당시, 김민재가 상대 공격수와의 경합에서 패배한 것이 치명타였다. 코너킥 공격에서 만회하고자 했지만, 이 역시 뜻대로 되지 않았다. 뮌헨은 리그 13경기 만에 첫 패배를 안았다.
프랑크푸르트는 3-4-2-1을 내세웠다. 전방에 오마르 마르무시·안스가르 크나우프·마리오 괴체가 배치됐다. 윙백은 주니오르 디나 에빔베·아우렐리우 부타, 중원은 휴고 라르손·파레스 샤이비가 맡았다. 백3는 윌리안 파초·로빈 코흐·투타, 골키퍼 장갑은 케빈 트랍이 꼈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4-2-3-1로 맞섰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이 서고, 르로이 사네·에릭 막심 추포-모팅·킹슬리 코망이 뒤를 받쳤다. 3선은 레온 고레츠카와 요슈아 키미히. 백4는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누사이르 마즈라위,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가 책임졌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탓일까.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인 건 뮌헨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데이비스가 드리블을 하다 넘어지며 크나우프에게 슈팅 기회를 내줬다.
다소 불안한 출발을 한 뮌헨은 결국 이른 시점에 실점을 내줬다. 전반 12분 부타의 크로스를 마즈라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샤이비의 슈팅은 골대를 강타했지만, 마르무시가 침착하게 빈 골문을 향해 차 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뮌헨의 불안한 수비는 이어졌다. 18분에는 코망의 백 패스를 마르무시가 가로챈 뒤 역습을 전개했다. 공을 건네받은 에빔베의 슈팅은 우파메카노가 몸으로 막았다. 이어진 크로스도 우파메카노가 머리로 걷어냈다. 이는 코망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코망은 패스 대신 슈팅을 택했는데, 공은 골대 위로 향했다.
전반 25분에는 고레츠카가 적극적인 드리블 돌파로 공격을 전개했다. 그의 패스는 박스 안 케인에게 향했는데, 케인의 오른발 슈팅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기세를 탄 뮌헨은 4분 뒤 간접 프리킥 공격에서 키미히의 패스를 받은 추포-모팅의 슈팅이 나왔으나, 골키퍼 트랍이 가볍게 막았다.
위기를 넘긴 프랑크푸르트는 곧바로 추가 골을 넣었다. 샤이비가 앞으로 길게 차 준 공을, 크나우프가 김민재와의 경합에서 이겨낸 뒤 에빔베에게 연결했다. 에빔베는 데이비스, 우파메카노 앞에서 과감한 드리블을 선보인 뒤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가장 먼저 김민재가 크나우프를 막지 못했고, 데이비스와 우파메카노가 에빔베를 막지 못한 것이 실점 요인이었다.
뮌헨은 결국 완전히 무너졌다. 전반 36분 키미히의 안일한 패스 미스가 프랑크푸르트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최초 공을 차단해 낸 라르손이 우파메카노 앞에서 멋진 드리블 후 왼발 슈팅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완성했다.
직후 뮌헨은 코너킥 공격에서 추포-모팅의 헤더, 케인의 슈팅이 나왔으나 이마저도 골대 위로 향했다.
뮌헨의 만회 골은 전반 막바지에 나왔다. 사네가 박스 밖으로 공을 건네줬는데, 키미히가 감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대 구석을 흔들었다.
투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하파엘 게헤이루·콘라드 라이머를 투입하며 양쪽 풀백을 모두 바꿨다. 시작부터 게헤이루의 크로스가, 키미히의 헤더를 거쳐 케인에게 향하며 효과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슈팅이 제대로 맞지 않아 허무하게 공격이 무산됐다.
뮌헨의 수비진은 결국 재차 무너졌다. 이번에는 우파메카노였다. 후반 4분 우파메카노가 하프라인에서 공격을 시도하다 드리블이 길어 공을 뺏겼다. 곧바로 역습에 나선 프랑크푸르트는 샤이비의 패스를 받은 에빔베의 추가 골이 나왔다.
분위기를 완전히 내준 뮌헨은 노이어의 롱패스·케인의 스루패스에 이은 코망의 크로스가 나왔다. 추포-모팅이 완벽한 기회를 잡았으나, 그의 슈팅은 골문 위로 향했다. 오프사이드 판정까지 나와 고개를 숙였다.
결국 프랑크푸르트가 쐐기를 박았다. 후반 15분 괴체의 패스를 받은 마르무시가 완벽한 터치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모두 제쳤다. 이때 함께 쇄도한 크나우프가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최초 판독은 오프사이드였으나, 비디오 판독(VAR) 후 골로 정정됐다.
뮌헨의 코너킥 공격이 또 무산된 사이, 우파메카노가 제대로 공을 걷어내지 못해 또 프랑크푸르트에 역습을 허용했다. 후반 38분 닐스 은쿤쿠가 단숨에 뮌헨 진영까지 넘어왔으나, 김민재가 마지막까지 견제에 성공해 슈팅을 방해했다.
이후 뮌헨은 케인이 두 차례 공격을 시도했지만, 모두 제대로 된 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43분 코너킥 공격에선 김민재도 헤더를 시도해 봤으나, 제대로 맞지 않았다.
한편 경기 뒤 뮌헨 선수단에는 혹평이 쏟아졌다. 먼저 독일 매체 빌트는 이날 뮌헨의 선발 선수단에 대부분 5점과 6점을 줬다. 독일 매체는 1~6까지의 평점을 주는데, 숫자가 낮을수록 좋다. 대승을 거둔 프랑크푸르트가 1~2점을 받을 때, 뮌헨은 5~6점으로 도배됐다. 특히 백4는 모두 6점이었다.
경기 뒤 투헬 감독은 “질만한 경기였다”면서 “이상한 경기였다. 우리가 기대 득점(xG)은 높았지만, 프랑크푸르트가 모든 걸 해냈다. 우리는 잘하지 못했지만, 스코어는 다소 이상했다. 논쟁거리는 많지 않다. 일주일 내내 훈련을 받고, 이렇게 경기를 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1주 동안 훈련을 받았지만, 여전히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왜 오늘 같은 경기를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기려는 의지와 열망이 모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수 없이 5골을 내주는 건 불가능하다. 오늘 경기력은 부족했다. 나 역시 책임이 있는 팀의 일원이다. 비판적으로 분석한 뒤, 다음 경기에 임하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선수들도 패배에 충격을 받은 것일까.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뮐러를 제외한 뮌헨 선수단은 모두 믹스트존 인터뷰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헬 감독은 “경기장에서 우리가 보여주는 답변이 중요하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뮐러는 “먼저, 우리는 프랑크푸르트를 축하해야 한다. 그들은 승리할 자격이 있다. 매우 효율적이었다”면서 “우리는 1-5로 진 것에 대한 반응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실수를 남발했다. 일반적으로 모든 잘못된 일이 1경기에 일어나는 걸 선호한다. 우리는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재 역시 저조한 평점을 피하지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 소파스코어는 각각 5.3점과 6.2점을 줬다. 수비진 중 최저 평점은 마즈라위, 노이어에게 향했다.
김민재는 이날 패스 성공률 93%(112개 성공/120개 시도)·리커버리 11회·가로채기 2회·클리어링 1회를 기록했으나, 지상 볼 경합에서 1번밖에 승리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